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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토트넘-KFA, 손흥민 한일전 차출 여부 쟁점은?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21-03-11 11:23



[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토트넘이 손흥민의 한일전 합류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0일 한일전 개최를 발표했다.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한일전을 하기로 했다. 일본과의 친선 A매치가 열리는 것은 2011년 8월 일본 삿포로에서 맞붙은(0대3패) 이후 10년만이다. 2011년 이후에는 EAFF E-1 챔피언십(옛 명칭 동아시안컵)에서만 네 차례 대결해 한국이 2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관심은 손흥민의 차출 여부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소집 대상 선수들이 속한 해외 클럽에는 이미 요청 공문을 보내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에게도 요청 공문을 보내놓은 상황이다.

원래대로라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차출을 거부할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정한 규정 때문이다. FIFA A매치 기간 중 열리는 경기에는 대표팀 차출을 거부할 수 없다. 그러나 시국 때문에 변화가 생겼다. FIFA는 '대표팀 경기를 참여한 뒤 돌아왔을 때 5일 이상의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면, 소속팀이 대표팀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 손흥민의 경우 한일전을 뛰고 왔을 때 5일 이상의 자가격리를 해야할까? 원칙상으로는 그렇다. 영국은 1월부터 모든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10일 자가격리를 의무로 만들었다. 그 이전까지는 한국이나 일본 등에서 온 사람들은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됐다. 하루 코로나 19 확진자가 수만명이 나오는(3월 10일 현재는 5900여명) 영국 입장에서 봤을 때 한국이나 일본은 코로나 저위험국가였다. 이들 국가에서 온 사람의 자가격리는 면제했다. 규정이 바뀌면서 모두가 10일 자가격리를 해야만 한다. 이대로라면 손흥민 역시 일본에서 경기를 하고난 뒤 10일간의 자가격리를 피할 수 없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FIFA의 규정을 들어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

다만 예외 규정이 있다. 바로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을 위한 '테스트 투 릴리즈(test to release)' 규정 이다. 영국 정부는 국제 경기가 많은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을 위해 영국 도착시 바로 PCR 테스트를 받게 했다. 여기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면 그 순간 자가격리가 해제된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이 유럽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 원정경기를 가거나, 각국 대표팀 경기를 참여하고 난 뒤 바로 이어진 경기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였다. 손흥민도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렸던 멕시코, 카타르전 이후 영국으로 돌아와 이 규정 덕분에 자가격리가 조기 해제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축구협회가 '테스트 투 릴리즈 규정 사용'을 주장한다면 토트넘으로서는 차출 거부의 명분이 없어진다.

물론 토트넘도 차출 거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있기는 하다. 만약 한일전에 관중이 들어올 경우이다. 만약 이 경기가 유관중으로 진행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테스트 투 릴리즈' 규정의 대전제는 '무관중 경기 출전'이다. 관중이 들어오는 경기에 출전하고 돌아오면 이 규정을 적용받을 수 없다. 이 경우 손흥민은 10일 자가격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토트넘이 이를 활용해 손흥민의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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