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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FC 웃게 하는 '2년 주기설', 나상호 엄원상 다음은 엄지성이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1-03-12 06:44


◇이찬동(사진 왼쪽)의 놀란 표정이 엄지성의 대구전 활약을 말해준다. 사진제공=광주 FC

◇시즌 첫 골 축하받는 엄원상. 올시즌 '엄엄 듀오' '엄브로(스)'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사진제공=광주 FC

◇광주 FC 시즌 첫 승 후 단체 세리머니.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광주 FC가 특급 신예의 빠른 프로 적응에 웃고 있다. 주인공은 2002년생 엄지성.

광주 유스 금호고 출신으로 올시즌을 앞두고 프로팀에 콜업된 엄지성은 동계훈련 기간 중 남다른 기량을 과시해 선수단, 구단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더니 K리그1 무대에서도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난 2월28일 수원 삼성과의 개막전부터 6일 울산 현대전과 10일 대구 FC전에 모두 후반 교체투입돼 짧은 시간 동안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여유로운 탈압박과 곧바로 이어지는 드리블(울산전, 대구전)과 날카로운 슈팅 능력(대구전)을 뽐냈다. 왼발과 오른발을 가리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이 3경기를 치를 현재, 엄지성 활약의 하이라이트는 대구전 후반 막바지에 나왔다. 광주가 3-1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1분, 엄지성은 상대 진영 좌측 사이드라인 지점에서 세르지뉴를 드리블로 벗겨낸 뒤 그대로 상대 박스 부근까지 달려가 골문 우측 상단을 노린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회전 없이 빠르게 날아간 공을 대구 골키퍼 최영은이 가까스로 쳐냈지만, 골문 부근에 있던 엄원상의 리바운드 슈팅까진 막지 못했다. '엄원상 골로 기록됐지만, 엄지성 득점 지분이 90%'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회전 슈팅이 위협적이었다. 이 쐐기골로 광주는 2연패를 딛고 3경기만에 첫 승을 신고했고, 대구는 1무 2패 부진이 이어졌다.
2021 K리그1 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개막전이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 나상호가 전북 최영준을 제치며 드리블하고 있다. 전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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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2 축구 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11일 오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엄원상. 화성=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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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탄천에서 맞대결하는 나상호(당시 성남)와 엄원상.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 구단과 팬들이 올해 엄지성에게 기대를 거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2년 주기설'이다. 고등부 명문으로 꼽히는 금호고(광주 유스) 출신 선배 나상호(24·현 FC 서울) 팀 동료가 된 엄원상(22)의 뒤를 이을 거란 기대감이다. 나상호는 지난 2017년 광주에서 프로 데뷔해 2년차인 2018년 K리그2에서 16골을 몰아치는 특급 활약으로 리그 MVP를 수상했다. 2019년 1월 구단에 이적료 15억원이란 거금을 남기고 FC 도쿄로 이적했다. 나상호가 떠난 빈자리는 엄원상이 메웠다. 2019년 적응기를 거쳐 지난해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K리그1에서 7골을 넣으며 '국대급' 선수로 거듭났다. 나상호와 엄원상은 지난해 11월 국가대표팀 친선전에 나란히 발탁됐다.

엄원상이 주력 공격수로 거듭난 올해, 특급신예의 바통은 엄지성에게 전달됐다. 금호고 시절 같은 성씨로 인해 '엄원상 동생이냐'는 얘기를 자주 들었던 엄지성이 프로의 문을 열었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광주 출신(*나상호는 담양)이고, 신장이 1m70대 초반(엄지성 1m74, 나상호 1m73, 엄원상 1m71)이다. 발이 빠른 측면 공격수인데,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다. 엄원상은 시즌 초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있다. 광주 관계자는 여기에 "세 선수 모두 성격이 착하다"는 설명을 보탰다.

광주 김호영 감독은 대구전을 마치고 엄지성에 대해 "스피드, 돌파능력, 기술을 갖췄다. 저는 엄지성을 22세카드가 아닌 정상적인 전력으로 생각한다"고 믿음을 표했다. '엄두펀치'는 올시즌 광주가 미는 '무기'다. 두 선수가 나란히 22세 규정이 적용된다는 점은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다. 오는 17일 상암에서 열릴 FC 서울과 광주전에선 나상호 엄원상 엄지성 등 금호고 출신들의 '미니 동창회'가 예정됐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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