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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결과적으로 '요코하마 참사'로 끝난 이번 한-일 축구 친선 A매치(0대3 패)는 우리에게 크게 세가지 메시지를 던져준다. 벤투 감독의 입지가 더 좁아졌다. 그리고 일본 '사무라이 블루' 상대로 역대급 졸전을 펼친 태극전사들의 경기력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또 앞으로 이번에 함께 하지 못한 손흥민 등 유럽파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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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몽규 회장 명의로 사과문을 낸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한-일전 참패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향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아시아 2차예선과 최종예선을 앞두고 벤투호에 대한 긴급 점검이 필요하다. 코로나19를 통해 A대표팀은 너무 오랜 공백이 있었다. 작년 11월 오스트리아 원정 두 경기(1승1패)는 유럽파들로 버텼다. 그리고 4개월 만에 유럽파가 빠진 벤투호는 유럽파들로 중무장한 일본에 무너졌다. 그 과정에서 벤투 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했다. 차출한 선수는 그동안 뽑아온 선수 풀에서 전혀 변화가 없었다. 최근 K리그 경기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가 있었지만 발탁되지 않았다. 일부 선수를 놓고 K리그 클럽과 의사 소통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또 벤투호의 '후방 빌드업'은 불안함 그 자체였다. 볼처리가 매끄럽지 않았던 태극전사들은 후방 빌드업 시작부터 상대의 강한 전방 압박에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빌드업에서 볼이 잘려 두 차례 실점으로 이어졌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진다"고 했다. 경기 스타일과 게임 플랜을 짜는 건 감독 역할이다. 한 축구인은 "준비가 안 된 선수들을 이끌며 후방 빌드업을 고집할 경우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걸 몰랐을까"라고 의문을 달았다. 우리 선수들은 제법 긴 합숙으로 호흡을 맞추지 않을 경우 패스 플레이가 매끄럽지 않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후방 빌드업'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상대를 봐가면서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A대표팀이 어려운 건 이런 문제가 드러났다고 해서 바로 처방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다시 선수들은 각자의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다음 A매치 때까지 대표팀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다. 4~5월 두달 동안 A매치는 없다. 중요한 6월이 돼서야 태극전사들이 다시 한데 모인다. 그때는 이번에 빠졌던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이재성 황인범 등 유럽파들이 부상만 아니면 차출 가능하다. 한 전문가는 "이번 일본전에 차출됐던 선수들 대부분은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개인기량도 투지도 부족했다. 결국 유럽파라는 소리가 나오게 됐다"고 말한다. 벤투호가 그동안 보여준 해외파 의존도는 이미 높았다. 이번 결과를 통해 유럽파의 가치와 소중함은 결과적으로 더 높아지고 말았다. 그런데 벤투호 전력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손흥민 등 유럽파가 '만병통치약'이라는 식의 인식은 위험할 수 있다. 그들이 빠질 경우 우리는 언제라도 또 일본 같은 팀에 참패를 당할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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