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죽다가 살아서 얻은 소득?'
이겼기에 망정이지 사실 망신살이 뻗칠 뻔한 경기였다. 부산이 예상 밖으로 고전했던 데에는 이유가 없진 않았다. '2군에 가까운 1.5군'을 가동했다. 올림픽대표팀 차출로 김진규 박호영 안준수 이상헌이 빠졌다. 25세 이상 선수가 2명밖에 안될 정도로 어린 선수 위주였다. 여기에 주장 박종우 강민수가 부상 이탈해 김정현에게 임시 주장을 맡겼고 발렌티노스도 부상으로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이런 부산에 전주시민축구단은 훌륭한 '지옥훈련' 상대였다. 전반부터 강력한 압박과 투지는 부산을 당혹스럽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번 FA컵 2라운드에서 '죽다가 살아난' 부산은 적지 않은 소득도 얻었다.
먼저 간판 해결사 안병준이 상승세를 탔다는 점. 지난해 K리그2 득점왕 출신 안병준은 이정협의 든 자리를 메우고, 박정인의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영입한 '회심작'이었다.
2경기 연속골은 뒤늦게 골감각을 회복한 안병준의 상승세를 기대하게 한다. 팀 득점력이 약한 부산에겐 '천군만마'다.
여기에 드로젝도 희망을 보였다. 드로젝은 페레즈 감독이 야심차게 영입했던 새 외국인 선수지만 영입 시기가 늦어진 바람에 팀 훈련을 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맞았다. 때문에 그동안 만족할 만한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드로젝은 이날 후반 35분 선제골로 한국 무대 데뷔골을 신고함과 동시에 특유의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왼쪽 윙어로 출전한 드로젝은 상대의 강한 수비 압박에도 매서운 돌파력과 함께 전담 키커로서 날카로운 킥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골 장면 역시 드로젝의 장기였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척 하다가 빠른 타이밍으로 작렬하는 터닝슛 솜씨는 '한국축구 레전드' 안정환의 트레이드마크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드로젝은 "후반전에 팀 플레이가 좋아졌으나 골은 터지지 않아 내가 골을 넣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겨서 과감하게 슈팅을 한 게 적중했다"면서 "감독님이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경험있는 선수들과 융합을 잘하기 때문에 우리팀은 더 좋아질 것이다. 다음 경기 목표는 승리하는 것"이라며 자신감 충전된 모습을 보였다.
부산의 어린 선수들이 K리그 못지 않은 경기력을 보인 전주시민축구단을 상대로 끝까지 버텨냈다는 것도 부산의 또다른 소득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