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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로서 승격만 빼곤 다해봤다."
하지만 올해 말 FA가 되는 '1989년생 공격수' 김인성의 선택은 분명했다. "홍 감독님은 함께 하자고 잡으셨지만 태국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돌아온 후 구단 분위기가 달라졌다. 올해 말 FA가 되는 상황에서 복수 팀에서 연락이 왔다. 울산과 재계약이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고, 결국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이적 배경을 솔직히 털어놨다.
프로선수로서 출전시간도 당연히 이유가 됐다. "FA가 되는 올해, 그 어떤 시즌보다 많은 준비를 했다. 주로 후반 교체로 15경기를 뛰면서도 4골을 넣었다. 울산은 뛰어난 선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출전시간 부족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선수인 이상 1분이라도 더 뛰고 싶은 욕심이 없을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K리그2에서 승격이라는 새 목표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작은 불씨에 휘발유를 뿌렸다"고 했다. "구단에도 이적료를 남기고 떠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K리그2는 처음이지만, 승격이라는 목표를 마음에 품게 된 계기가 있었다. "사실 K리그1에서 뛰다보면 2부 경기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런데 지난해 말 수원FC와 경남FC의 승격 플레이오프를 우연히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2부에서도 저렇게 멋진 경기를 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전북에서 2014년 우승도 해보고, 울산에서 2017년 FA컵 우승, 202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도 해봤다. 대표팀도 가봤다. 선수로서 승격만 이루면 축구선수 커리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룬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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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귀국 후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코호트 격리 훈련 중 이적이 발표됐다. 코로나 시국에 6년 정든 울산 팬들과 작별인사도 나누지 못했다. 김인성은 "울산 팬 여러분이 계셨기에 더 힘을 내고 더 잘할 수 있었다. 구단과 함께 발전했다. 제가 처음 울산에 왔을 땐 지금같지 않았는데 이젠 전북과 함께 K리그 최고의 팀이 됐다. 그 과정 속에 작게나마 도움이 됐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2부리그에서 열심히 도전해 반드시 승격하겠다. 1부에서 울산과 맞붙을 날을 고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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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리그2 9위인 이랜드는 올시즌 21경기에서 5승9무7패, 20득점 16실점을 기록했다. 리그 최소 실점이지만 공격이 좀체 터지지 않았다. 김인성은 "이랜드는 수비 조직력이 단단하다. 하지만 승격하려면 공격해야 한다. 상대를 압도해야 한다. 골을 안먹어서 비길 수는 있지만 이길 수는 없다. 골을 넣어야 이긴다"는 공격수의 사명감을 에둘러 전했다.
김인성은 울산에서 2016~2021년, 6시즌간 157경기 26골 17도움을 기록했다. 2017년 이후 김인성이 골을 넣은 경기에서 울산은 지지 않았다. '인성불패'라는 별명은 과학으로 통했다. 김인성은 "마지막 떠날 때까지 '인성불패' 기록이 깨지지 않아 다행이다. 내가 골을 넣고 팀이 지면 아무 소용 없다. 이랜드 승격을 위해 '인성불패'라는 기록만큼은 꼭 이어가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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