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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점입가경' 현대가 우승경쟁, 그런데 분위기가 예년과 다르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1-09-22 11:54 | 최종수정 2021-09-23 05:3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현대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우승 경쟁에 제대로 불이 붙었다.

한가위 연휴 기간 진행된 '빡신데이'가 도화선이었다. 울산의 우위 속 진행되는 듯 했던 선두 경쟁 판도는 30라운드에서 울산이 대구FC에 1대2로 패하며 요동쳤다. 같은 라운드서 전북이 수원 삼성을 1대0으로 꺾으며 양 팀의 승점차는 1점으로 줄어들었다. 21일 열린 31라운드에서는 잠깐이었지만 전북이 역전에도 성공했다. 오후 4시30분 경기를 치른 전북은 광주FC에 2대1 승리를 거두며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후 오후 7시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더비에서 2대1로 승리한 울산이 다시 1위를 탈환했다. 21일 현재 울산은 승점 58, 전북은 승점 57. 이제 스플릿까지 3경기, 시즌 종료까지 8경기가 남은 만큼 양 팀의 우승 전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그림이다. 국가대표급 전력을 구축한 울산과 전북은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다. 실제 레이스에서도 '승점'에서 타 팀을 압도하며 1, 2위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절대 양강'이라는 평가에 어울리지 않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울산은 대구에 패한데 이어, 포항에도 가까스로 승리했다. 리그 최강의 미드필드진을 앞세워 점유율에서 상대를 압도했지만, 정작 슈팅은 두 경기에서 단 8개에 그쳤다. 포항전에서는, 상대 골키퍼의 실수가 아니었다면 더욱 어려운 경기를 할 뻔 했다. 전북도 마찬가지다. 두 경기에서 연승했지만, 내용면에서는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광주전에서도 상대의 실수가 겹쳐 후반 막판 결승골을 넣었다.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지만,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예년 이맘때 기록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울산-전북의 양강 구도가 시작된 2019년 당시 현재와 같은 30경기를 치렀던 시점에 전북과 울산은 나란히 승점 63, 18승9무3패를 기록 중이었다. 득점은 전북이 61골, 울산이 60골, 실점은 전북이 29골, 울산이 30골이었다. 공수에 걸쳐 최강이었다. 반면 올 시즌에는 승점 뿐 아니라 득점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올 시즌 울산은 49골, 전북은 53골에 그치고 있다. 실점도 울산 33골, 전북 30골로 예년에 비해 높아졌다. 그만큼 고전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올 시즌 우승레이스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울산과 전북의 맞대결, 혹은 동해안더비 등 특정 경기 결과에 따라 성패가 결정됐다면, 이제는 말그대로 매경기가 살얼음판이다. 어느 경기에서 삐끗할지 모른다. 한경기에서 미끄러지면 바로 낭떠러지다. 그나마 쉬어갈 수 있는 경기가 없어지며, 선수 기용 측면에서 양 팀 사령탑들의 더욱 고민이 커지게 됐다. 선수들의 피로도도 상당히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울산과 전북의 속은 타들어가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매 라운드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 역대급 우승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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