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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우리의 히어로 박주영과의 이별이라니, 씁쓸하고 안타깝다"

최종수정 2021-12-16 15:17


[구리=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 캡틴 기성용(33)은 '주영이형' 박주영(36)을 쉽게 떠나보낼 수 없는 듯했다.

기성용은 16일 오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한 미디어 간담회에서 하루 전 서울에 작별을 고한 박주영에 대해 "(떠난다고 하니)많이 허전하다. 주영이형과는 어렸을 때부터 동고동락했다. 서울뿐 아니라 대표팀에서 함께 생활하며 우러러보는 선배였다. 서울에서 그 누구보다 팀의 가치를 높여준 선수다. 주영이형이 어떤 결정을 하든, 아직도 저희들한테는 히어로다. 대한민국 기쁨을 주고 서울에 큰 기쁨을 준, 너무나도 큰 존재다. 서울에서 같이 우승하고 싶은 열망이 컸는데, 떠나게 되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20대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앞만 보고 달리던 시간이 있었다. 어느덧 이별의 시간이 오는구나 싶어 씁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영이형이 올해 후반기에 경기를 많이 못 뛰면서 개인적으로도 고민을 많이 했을거다. 떠나는 게 맞는지, 뭐가 맞는지. 옆에서 지켜보면서 참 힘들었겠다 싶었다. 한편으론 나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개인적으론 주영이형의 센스, 움직임, 결정력이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주영이형이 부담이나 이런 걸 느끼지 말고 편하게 축구선수로서 마지막을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서울은 지난시즌 기성용 표현을 빌리자면 "롤러코스터와 같은 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반 상승곡선을 그리다 줄곧 내리막을 탔다. 9월 현 안익수 감독이 부임할 당시 순위는 최하위. 그러다 안 감독 체제에서 대반등을 이뤄 결국 안정적인 7위 성적으로 잔류했다.

그 와중에 기성용은 시즌 초 자신을 괴롭힌 종아리 근육 부상에도 불구하고 38경기 중 3경기를 뺀 35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중원을 든든히 지켰다. 팔로세비치(10골), 나상호(9골), 조영욱(8골) 다음으로 많은 3골을 넣으며 팀 공격에도 적잖은 보탬이 됐다.

기성용은 "동계훈련 했을 때 힘겨웠다. 한국에서 경험하는 첫 동계훈련이었다. 몸도 적응을 해야 했다"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괜찮아졌다. 정말 오랜만에 30경기 이상을 뛰어본 것 같다"고 했다. 기성용은 휴가 중임에도 이날 오전 구리에서 개인훈련을 했다.


구리=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이어 "올해 동계훈련을 치르면서 기대가 상당히 컸었다. 감독님 바뀌고 새로운 선수들 오면서 팀적으로 기대가 많이 됐고, 초반 페이스가 좋았다. 그런데 4월부터 팀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실타래를 빨리 끊었어야 했는데... 그게 잘 안됐다. 주장으로 많이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박진섭 감독님께 죄송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계속해서 "안 감독님 새로 오시고 다행히 선수들도 그렇고 감독님과 함께 위기를 극복했다. 지난 11경기를 치르면서 시즌이 이렇게 끝나는 게 많이 아쉬웠다. 좋은 흐름에서 조금 더 강한 상대와도 붙어봤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팬들은 안 감독의 축구를 '익수볼'이라 칭했다. 익수볼의 특징은 수비라인을 바짝 올리고, 선수들끼리 자주 스위칭 플레이를 한다는 데 있다. 익수볼을 직접 경험한 기성용은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전술 자체가 K리그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술이 아니다. 감독님은 서울이란 팀은 현대축구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고, 주도하고, 변화하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줘야 한다고 했다. 그 점에 공감했다. 그럴려면 축구장에서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하는 게 사실이다. 상대를 압도하려면 전방압박을 해야 하고, 라인도 올려야 한다. 그런 축구를 하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뛰는 선수 입장에서도 상당히 고무적인 부분이 많이 있었다. 경기가 지루하지 않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시즌을 7위로 마친 서울은 다음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기성용도 "다행인 점은 마지막에 기대감이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조금 더 보완해야 할 점을 보완한다면 내년시즌에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열심히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팀에 좋은 선수가 합류할 수 있다면 '에이전트K'로서 영업활동도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리=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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