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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우리 와이프가 그래요. '형님' 정말 멋진데 왜 트레이닝복만 입고 나오시냐고." 지난 연말 스포츠조선과의 신년 인터뷰 때 '독수리' 최용수 강원FC 감독이 불쑥 '수트 화두'를 던졌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2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13·4승1무1패)와의 승점차는 3점이지만, 늘 우승을 놓고 피튀기게 싸워온 전북 현대(11위·승점 5·1승2무3패)와의 격차는 꽤 벌어졌다. 승점차가 무려 11점. 울산과 전북을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 3위 제주 유나이티드의 승점은 11점(3승2무1패)이다.
울산의 오늘, 홍 감독이 만들어가고 있는 작품이다. 2022시즌 출발 직전 팀을 떠난 이동준(헤르타 베를린) 이동경(샬케04) 오세훈(시미즈)의 공백은 없었다. '수트'의 위력은 빛을 더 발하고 있다. 홍 감독은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코치까지 자리를 비워 워밍엄부터 지휘할 수밖에 없었던 포트FC(태국)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3대0 승)를 제외하고 K리그 전 경기에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벤치를 지켰다.
포항에는 분명 기회였다. 하지만 현실(2대0 승)은 정반대였다. 홍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는 '팔색조' 전술로 포항을 무너트렸다. 설영우는 중앙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했고, 첫 선을 보인 오인표와 최기윤는 K리그가 전혀 낯설지 않았다. 시즌 첫 출전 기회를 잡은 조수혁과 이명재의 활약도 설명이 필요없었다.
선제 축포를 터트린 레오나르도는 나드손(전 수원)→아드리아노(전 서울)에 이어 단신 스트라이커(1m76)의 성공시대를 다시 열 기세다.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가 없는 팀이 가장 무섭다. 홍 감독이 그런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홍 감독은 아직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그는 "선수들에게 압박을 가하지 않으면서도 선수들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2년째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목표, 어떤 플레이를 해야하는지 공통적인 생각들이 지난해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며 "아직 시즌 초반이다.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것들을 선수들과 고민하고 있다. 선수들의 노력이 매우 크다"며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울산은 A매치 브레이크 직후 공교롭게도 인천(4월 2일), 제주(4월 5일)와 원정에서 격돌한다. 홍 감독의 도전은 계속된다. 무패 행진을 계속해서 이어간다면 1위 자리 또한 더 공고히 할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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