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K리그 이적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들은 "김건웅이 전북으로 둥지를 옮겼다. 전북이 김건웅에게 설정된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5억원을 수원FC 측에 지불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울산 유스 출신인 김건웅은 2년 전 '은사'였던 김도균 감독의 러브콜로 수원FC 유니폼을 입었다. 그야말로 수원FC 돌풍의 숨은 주역이었다. 26경기에 출전해 팀의 K리그1 승격을 도왔다. 준수한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김건웅은 지난 시즌 센터백으로도 변신해 '포텐(가능성)'을 터뜨렸다. 1m85, 81㎏의 탄탄한 신체조건에 경기를 읽는 눈과 강한 킥력을 갖춘 김건웅은 스리백의 중앙에서 맹활약했다. '승격 팀' 수원FC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5위까지 오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자 빅 클럽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FC서울, 전북, 울산 현대가 김건웅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김건웅의 선택은 잔류였다. 김건웅은 지난 1월 제주도 동계훈련 당시 "사실 수원FC도 좋지만 더 큰 클럽에서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에 흔들렸던 것도 사실"이라며 "결국 감독님 때문에 남았다. 어렸을 때부터 나를 보셨는데, '점점 좋아지는게 보인다. 더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주겠다'고 해주셨다. 그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도균 감독(왼쪽)과 김건웅.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올 시즌이 끝난 뒤에도 김건웅은 전북과 서울의 주요 타깃이 됐다. 결국 월드컵 휴식기였던 이달 초 치열한 영입전에서 전북이 서울을 앞서 김건웅을 품을 수 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 멀티 능력을 갖춘 김건웅은 또 다른 '특급 조건'도 가지고 있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지난해 초 훈련소를 다녀왔다.
전북은 2022시즌 FA컵 우승과 K리그 준우승을 거두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중앙 수비에 문제를 드러냈고, 중원도 부실했다. 특히 백승호 김진규 등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선수들이 수비보다 공격 능력이 앞서 위험 상황을 자주 연출시켰다. 그러나 '홀딩형 미드필더' 김건웅을 영입하면서 전북은 한층 중원의 안정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수비 부담이 컸던 백승호 김진규가 좀 더 공격력을 살릴 수 있게 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