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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90분 종료 휘슬이 울리자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이 하나, 둘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선두 울산 현대의 '전승 축구'가 '7' 앞에서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승패를 떠나 감동이 물결쳤다. 영혼까지 모두 쏟아낸 이들에게 그 어떤 미사여구도 필요치 않았다. 이것이 축구였다.
하지만 기우였다. 2부의 경쟁력은 1부 못지 않았다. 짧게는 두 시즌, 길게는 세 시즌 함께 준비해 온 선수들의 믿음과 감독들의 '고집'이 하모니를 연출하면서 특별한 빛을 발산하고 있다.
돌풍 또 돌풍, 더 이상 의심의 눈초리도 없다. 7라운드가 흘렀고, 대전은 3위(승점 14·4승2무1패), 광주는 5위(승점 12·4승3패)에 위치했다. '빅4'로 분류된 전북 현대(승점 7·2승1무4패·9위)를 비롯해 인천 유나이티드(골득실 -5·8위)와 제주 유나이티드(이상 승점 8·2승2무3패·골득실 -2·7위)가 발밑이다. '추락한 명가'인 최하위 수원 삼성(승점 2·2무5패)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이민성 대전 감독은 변형 스리백이 눈에 띈다. 윙백을 웡어처럼 올려 포백처럼 보이는 형태를 만들었다. 그 키는 주세종이 쥐고 있다. 주세종이 중원의 버팀목으로 활약하면서 중앙과 측면의 다변화된 전술로 쉴새없이 상대를 위협하고 있다. 그 속에서 팬들은 화색이 돈다. 대전의 올 시즌 평균관중이 1만4850명인 것은 결코 무늬가 아니다. FC서울, 울산 그 다음이 대전이다.
"최선의 수비가 공격이라는 말이 맞다. 공격적으로 해야 상대가 잘하는 것을 못하게 한다. 설령 지더라도 나가서 붙어 싸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는 생존이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이민성 감독의 진심이다. "울산, 전북, 인천은 이겨야할 팀이고 우리는 밑에 팀을 이기면 되는 데 잘 해야할 팀들이 못 잡아주니 혼란스럽다. 대전이나 광주가 생태계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울산과 경쟁해야 할, 잘 해야할 팀들이 못하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이정효 감독의 냉철한 현실 진단이다.
지난해 승강 구도가 '1+1'에서 '1+2' 체제로 바뀌었다. 1부 팀들은 최대 3개팀이 강등될 수 있는 현 구도에 볼멘소리를 토해낸다. 하지만 숲을 봤으면 한다. 대전과 광주처럼 축구를 한다면 그런 걱정은 붙들어 매도 된다. 이들의 도전이 화사한 열매를 맺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전과 광주가 곧 K리그의 희망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