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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03년, '대전 시티즌' 역사에서 가장 찬란했던 순간이었다. 전년도 단 1승에 머물렀던 대전은 당시 최윤겸 감독(현 충북충주 감독) 부임과 함께 환골탈태했다. 김은중 이관우 등을 앞세운 짜임새 있는 축구로 무장한 대전은, 특히 홈에서는 패하지 않았다. 홈 승률이 77.3%에 달했다. 평균 관중이 1만9000여명, 당시 내로라하는 인기 팀들을 제치고 홈 평균 관중 1위에 올랐다. 구단도, 팬들도, 시민도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축구 특별시'라는 자랑스러운 별명도 이때 얻었다.
디테일은 '시티즌' 출신들이 만졌다. 대전하나는 시티즌을 인수하며, 기존 직원들까지 고용 승계했다. 시티즌 시절부터 현장을 누빈 이들의 내공이 빛나기 시작했다. 새롭게 창단한 팀이 으레 애를 먹는, 지자체와 네트워크, 지역 사회와의 공조 등에서 오히려 어드밴티지를 얻었다. 배고픈 시절 하지 못했던 과감한 마케팅을 시도했다. 프로축구연맹이 가장 팬 친화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 구단에게 주는 '팬 프렌들리 클럽상'을 무려 8번이나 수상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 9번의 기회 중 8번을 차지했으니, 사실상 독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홈경기 역시 다양한 이벤트와 아이디어로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직원들도 신바람이 난 모습이다. 대전 지역은 지금 대전하나로 난리다. 함께 마케팅을 하려는 기업들로부터 연락이 속출하고 있다. 지역 사회의 반응도 뜨겁다. 2003년을 통해 검증된 대전의 축구열기가 올해 다시 한번 폭발하고 있다. 당시가 일회성이었다면, 지금은 철저한 준비가 만든 결과다. 20년만에 찾아온 '대전'의 봄은 '하나'와 '시티즌'이 만든 하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