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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철기둥' 김민재(27·나폴리)의 맨유 이적은 다양한 정황상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 인근 체셔 지역에 위치한 알덜리 에지는 과거 '아시아 축구의 별' 박지성(42·은퇴)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거주하던 곳이다. 또 데이비드 베컴 부부가 살았고, 현재도 리오 퍼디난드, 드와이트 요크, 앤드 콜 등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한 부촌이다. 무엇보다 맨유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OT)까지 자동차로 30분 거리다. 또 맨체스터 공항까지 15분 안에 도착할 수 있고, 캐링턴 훈련장까지 25분이면 충분히 닿는 거리다.
구단에서 선수를 위한 집까지 마련했다면, 사실상 선수와의 개인 협상은 마무리됐다고 봐야 한다. 다만 맨유는 바이아웃을 약간 낮추고 싶어하는 눈치다. 이미 5100~5600만파운드 사이의 바이아웃을 온전히 지불하기로 했지만, '플랜 B'도 나폴리에 문의한 상태다. 빅토르 린델뢰프를 얹어 바이아웃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 마티노'는 "나폴리는 모든 이적료가 지불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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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의 맨유 이적 보도는 15일부터 나왔다. '일 마티노'는 "김민재가 맨유 이적에 동의했고, 최종 세부 조율만 남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어 "구단 수뇌부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이적하는 것을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또 "에이전트가 맨유행을 수락하도록 김민재를 설득했고, 마무리해야 할 세부 사항만 남았다"고 했다.
하지만 로마노가 김민재의 맨유행 동의 기사를 반박했다. 로마노는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민재는 지난해 12월 이후 맨유의 영입리스트에 올랐다. 그러나 아직 아무것도 합의되지 않았거나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바이아웃은 오직 7월에만 발동된다. 맨유는 (바이아웃 지불에) 관심이 있지만, 나폴리는 여전히 김민재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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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로마노의 정보에 따르면, 김민재 뿐만 아니라 올 여름 맨유의 영입 리스트에 올라있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이적이 성사되려면 최종결정권자인 구단주의 재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다. 다만 맨유는 혼란스러운 시점이다. 구단 주인이 바뀌기 직전에 놓여있다. 미국 스포츠 재벌 말콤 글레이저가 2005년 14억7000만달러(약 1조9506억원)에 인수한 맨유는 2014년 말콤이 세상을 떠나자 자녀들이 공동 구단주에 올라 구단주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고도 성적이 부진할 때마다 '글레이저 아웃'을 외치던 일부 맨유 팬들 때문일까. 지난해 11월 글레이저 가문은 사실상 구단 매각을 선언했다. 그러자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이슬라믹 은행(QIB) 회장을 앞세운 컨소시엄과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가 이끄는 이네오스, 소수 지분이라도 원하는 각종 외국 자본이 관심을 보이면서 인수 경쟁이 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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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새 주인이 누가 되든 김민재는 맨유가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해야 할 1순위인 건 자명한 사실이다. 영국 '더 선'은 지난 11일 랫클리프가 인수할 경우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맨유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첫 번째가 해리 케인과 김민재의 동반 영입이다. 카타르 자본이 들어와도 김민재는 맨유가 짜놓은 각본대로 영입될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족 출신의 사업가인 셰이크 만수르도 2008년 맨시티를 인수한 뒤 2조원 가까이 쏟아부어 최정상급 스타 플레이어들을 수집했다. 특히 사우디 국부펀드 자본인 뉴캐슬과 UAE 자본인 맨시티에 김민재를 빼앗길 경우 중동국가 왕족들의 취미 싸움에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