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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전] 실망만 남긴 클린스만의 새로운 판짜기, '진화한' 이강인 만 돋보였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3-06-16 22:10


[페루전] 실망만 남긴 클린스만의 새로운 판짜기, '진화한' 이강인 만 …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과 페루의 평가전이 16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이강인과 페루 트라우코가 볼을 다투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16/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야심차게 '새판 짜기'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그럴 수록 이강인의 존재감은 빛을 발했다. 이강인의 존재감과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페루와의 친선경기에서 얻은 유일한 소득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A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1위의 페루를 상대로 친선경기를 치렀다. 클린스만 감독이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전술과 스쿼드를 가동해 치르는 첫 경기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A매치 데뷔전을 치렀지만, 당시에는 지휘봉을 잡은 지 얼마 안돼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만든 팀으로 경기를 운용했다. 때문에 이 경기야 말로 클린스만 호의 본격 데뷔전이라 할 만 했다.


[페루전] 실망만 남긴 클린스만의 새로운 판짜기, '진화한' 이강인 만 …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과 페루의 평가전이 16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이강인과 페루 곤살레스가 볼을 다투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16/

[페루전] 실망만 남긴 클린스만의 새로운 판짜기, '진화한' 이강인 만 …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과 페루의 평가전이 16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황희찬이 페루 곤살레스와 볼을 다투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16/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경기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일단 '캡틴' 손흥민과, '수비의 핵' 김민재가 각각 스포츠탈장 부상과 군사훈련으로 나올 수 없었다. 김영권(울산 현대) 김문환(전북 현대) 정우영(알 사드) 등 기존 대표팀 핵심 요원도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변화가 불가피했다.

여기에 클린스만 감독은 새로운 얼굴을 9명이나 선발하며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려 했다. 열심히 준비한 '플랜B'가 가동됐다. 포지션부터 4-2-3-1에서 4-4-2로 바뀌었다.


[페루전] 실망만 남긴 클린스만의 새로운 판짜기, '진화한' 이강인 만 …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과 페루의 평가전이 16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렸다. 페루의 레이나가 첫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16/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대표팀은 전반 11분만에 페루의 레이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 골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며 0대1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클린스만 호의 첫 패배였다. 공격적인 성향을 강조한 포백 수비라인은 페루의 강한 압박과 침투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다. 중원 역시 확실한 볼 점유율을 가져오지 못했다. 전반 황희찬-오현규의 선발 투톱도 치명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에도 여러 선수들을 교체 투입했지만, 골 사냥에 실패했다.


[페루전] 실망만 남긴 클린스만의 새로운 판짜기, '진화한' 이강인 만 …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과 페루의 평가전이 16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렸다. 손흥민이 경기후 이강인을 격려하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16/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린스만호는 희망의 요소를 발견했다. 바로 한층 더 완성된 기량으로 대표팀에 돌아온 '골든보이' 이강인의 활약이었다. 이날 이강인은 우측 윙어로 선발 출격해 경기 내내 뛰어난 개인기와 탈압박 능력을 보여주며 요소요소에서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후방에서 중원으로 이어지는 라인의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며 상대 수비에 막혀 전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이강인이 개인기를 앞세워 수시로 돌파를 시도하고, 크로스를 올렸다. 전반 26분에는 개인기로 수비를 무너트린 뒤 반대편에서 페널티 박스로 뛰어들어가는 이재성에게 롱패스를 날렸다. 이강인은 이어 전반 33분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우측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기습적인 감아차기 슛을 날렸다. 페루 골키퍼가 선방했다. 전반전에 가장 유의미한 슛이었다.


[페루전] 실망만 남긴 클린스만의 새로운 판짜기, '진화한' 이강인 만 …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과 페루의 평가전이 16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렸다. 경기전, 손흥민과 선수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16/
후반에도 이강인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강인의 왼발에서부터 여러 공격 찬스가 파생됐다. 후반 28분에는 황희찬이 올린 크로스를 이강인이 헤더 슛으로 연결했다. 원바운드 이후 골문 안쪽으로 향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강인은 계속 크로스로 동료들에게 골 찬스를 만들어줬다. 이강인은 90분 풀타임을 열정적으로 소화했다. 확실히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치르며 체력과 경기 운영능력, 개인기가 더욱 정교해진 모습이었다. 비록 클린스만호는 패했지만, 이강인의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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