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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1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를 앞둔 남기일 제주 감독과 이정효 광주 감독은 사뭇 다른 기운을 풍겼다. 남 감독과 이 감독은 성남 시절부터 광주, 제주를 거치며 감독과 수석코치로 오랜 인연을 맺은 사이. 하지만 표정부터 말투, 경기를 대하는 자세까지 뭣하나 닮은 구석이 없었다.
먼저 사전 인터뷰를 진행한 원정팀 이 감독은 최근 K리그 축구판을 시끌시끌하게 한 '매너볼' 발언 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맞섰다. 지난 라운드 강원전을 마치고 상대의 지연 행위를 지적하며 "앞으로 광주에 매너볼을 기대하지 말아라"라고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했던 이 감독은 "큰 부상을 당했을 때 경기를 멈춰야 한다. 다만 아프다고 해놓고 나가서 물 먹고 다시 뛰는 선수들이 있다. 그렇게 속이지 말고, 기본을 지키자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면 욕을 먹겠지만)이게 내 캐릭터"라고 말했다. 최근 K리그 무대에 이토록 솔직하고 거침없는 지도자가 있었던가.
제주가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미드필더 김봉수의 연이은 슛이 계속해서 골문을 빗겼다. 슈팅 12개 중 유효슛은 한 개도 없었다. 문전 앞에서 슛을 쏠 때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후반 5분 서진수가 일대일 기회를 날렸다. 헤이스의 슛은 골대를 빗나갔다. 광주는 후반 이희균 김한길, 여기에 영입생 베카까지 투입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기술지역에 있는 이 감독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걸 보면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남 감독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후반 31분 베카의 중거리 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주중 경기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의 발걸음은 더뎌졌다. 이날은 지난 강원-광주전과 달리 논란이 될만한 이슈도, 매너볼 논란도, 양팀 감독이 간절히 기다리던 골 없이 조용히 끝났다.
제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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