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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알 이티하드의 야심은 실로 대단했다.
마지막 타깃은 살라였다. 2017년 리버풀로 이적한 살라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명으로 우뚝 섰다. 그는 2017~2018시즌 32골로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거머쥔 것을 시작으로, 2018~2019시즌, 2021~2022시즌 까지 총 세 차례 득점왕을 차지했다. 살라의 활약 속 리버풀은 기나긴 암흑기를 끊고 2019~2020시즌 그토록 원하던 EPL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버풀은 유럽챔피언스리그, 클럽월드컵 등을 모두 품으며 전성시대를 누렸다. 지난해에는 지리한 협상 끝 재계약에 성공했다. 살라는 구단 역대 최고액은 35만파운드에, 3년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이 2025년까지인만큼, 사실상 리버풀에서 종신하는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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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알 이티하드는 그냥 살라에만 올인한 것이 아니었다. 히샬리송 영입에 나섰다.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 6000만파운드에 에버턴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브라질 국가대표 현역 스트라이커의 영입에 토트넘 팬들은 열광했다. 히샬리송은 카타르월드컵에서도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맹활약을 펼쳤다. 케인의 파트너 혹은 대체자로 활약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단 1골에 그쳤다. 27경기나 나섰지만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포함, 단 3골 뿐이었다.
올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시 한번 히샬리송을 중용했다. 하지만 역시 상황은 같았다. 히샬리송은 앞서 3번의 리그 경기에서 스리톱의 중앙 공격수로 나섰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리그컵에서 한 골을 넣었지만, 정작 중요한 리그 경기에서는 여전히 부진했다. 슈팅 기회가 와도 자신감이 없었다. 토트넘이 전체적으로 공격축구로 기조를 바꿨음에도 히샬리송의 득점력은 도통 살아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능을 높이 산 ㅇㄹ 이티하드는 히샬리송 영입을 추진했고, 하지만 품는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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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사우디는 올 여름 선수 이적료로 약 6억유로(약 8747억원)를 지출했다. 이는 유럽 5대 리그 가운데 스페인 리그를 훌쩍 넘는다. 프리메라리가는 올여름 약 3억3700만유로(약 4913억원)를 사용했는데, 사우디 리그는 이보다 두 배 가까이 돈을 썼다. 세계 최고로 꼽히는 EPL은 약 20억5000만유로(약 2조9887억원), 이탈리아 세리에A는 7억유로(1조205억원), 독일 분데스리가는 6억4802만유로(9447억원), 프랑스 리그1은 6억3000만유로(9184억원)다. 사우디 리그는 당장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리그도 넘보는 수준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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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사우디의 자금력이 이적시장을 "변화시켰다"며, 엘리트 클럽들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SPL의 이적시장이 유럽 리그보다 늦게 끝나는 점을 우려했다. 사우디 슈퍼리그의 고위 경영진인 영국 출신 피터 허튼은 BBC 인터뷰에서 "SPL은 몇년 더 사용할 예산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를 멈출 것이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40년째 스포츠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렇게 크고 야심찬 프로젝트를 본 적이 없다"며 "사우디리그는 50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팬을 확보했다. 정부 차원에서 아카데미, 남녀축구, 협회를 상호 연결하는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업그레이드 차원"이라며 급락한 중국 슈퍼리그의 열풍과는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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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의 영입도 노렸다. PSG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던 음바페를 향해 알힐랄이 초대형 제안을 건냈다. 알 힐랄은 음바페 영입을 위해 PSG에 무려 3억 유로(약 4260억원)를 제시했다. 더 애슬레틱은 'PSG가 알 힐랄로부터 음바페의 이적료로 3억 유로를 제안받았다'며 'PSG는 알 힐랄이 음바페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고 보도했다. 이적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도 자신의 트위터에 '알 힐랄이 음바페 영입을 위한 공식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PSG에 공식적으로 제안을 넣었다. 이적료는 역대 최고액인 3억 유로'라고 거들었다.
알 힐랄이 음바페를 위해 준비한 제안은 파격을 넘어 충격적이었다. 스페인 렐레보의 마테오 모레토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알 힐랄이 음바페에게 연봉 7억 유로(약 9950억 원)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를 주급으로 환산하면 1340만 유로(약 190억 원)이다. 알 힐랄은 순수 연봉으로는 2억 유로를 제공하고 상업적인 보너스 및 초상권 계약을 통해 7억 유로를 보장해주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알힐랄이 메시에 제시한 연봉이 4억유로였던만큼, 두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알 힐랄은 음바페에게 단 1년만 뛰고 가도 된다는 이야기까지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음바페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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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탄압국의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스포츠 워싱'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사우디의 천문학적인 '오일머니'를 거스르기는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미 살만 왕세자가 정점에 있는 PIF는 알 나스르, 알 힐랄, 알 이티하드, 알 아흘리의 지분 75%를 보유, 선수 영입 등과 관련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까지 마련했고, 이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 여름은 그 시작이다. 사우디는 겨울이적시장에서도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