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김포FC가 창단 2년 만에 K리그2(2부 리그) 플레이오프(PO) 진출을 확정지었다.
김포는 22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2023년 하나원큐 K리그2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42분 김이석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김포는 16승11무6패(승점 59)를 기록, 남은 3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K리그2 PO행 티켓을 따낸 주인공이 됐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김포가 단시간 안에 K리그2 PO에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가장 먼저 선수들의 '헝그리 정신'이다. 김포에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한 명도 없다. 출전 선수 명단 18명 중 그나마 이름 값을 논할 수 있는 건 전북 출신 미드필더 장윤호(27) 뿐이다. 대부분이 기존 팀에서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고 축구인생의 정체기에 있던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김포로 이적한 뒤 고정운 감독 지도 하에 화려한 꽃으로 다시 피어나고 있다. 그 원동력은 '배고픔'이다. 고 감독은 "창단할 때 팀 재정 상태를 고려해 스타들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배고픔, 간절함이 있는 선수들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들에게 힘든 훈련의 나날들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묵묵히 감독의 요구를 수행해줬다"고 회상했다.
원석에 가까운 선수들은 고정운의 '토탈사커'를 만나 보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고 감독은 "우리 수준에선 벅차지만, 이걸 지난해부터 계속 강조하니 선수들이 바뀌더라. 나는 득점도 중요하지만, 수비를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최전방 압박부터 대체적으로 뛰는 양이 많다. 개인이 아닌 팀워크를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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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감독의 토탈사커는 2년 만에 K리그2 PO 확정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래도 고 감독은 겸손했다. "빠른 시간 안에 PO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뒀지만, 나는 아직 부족하다. 특히 이런 선수들을 만나 복이 많은 것 같다. 선수들의 간절함은 한결같았고, 나도 심리적인 부분을 잘 컨트롤 하려고 했다. 그래서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았나. 내 능력보다는 다른 팀에서 피지 못했던 선수들이 우리 팀에 와서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여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큰 꿈은 K리그1이겠지만, 올라가서도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야 한다. 욕심을 부리기보다 남은 3경기를 잘해서 2위까지 올라 설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마침 다음 상대가 김천 상무이다. 이 팀을 넘으면 자신감을 가지고 K리그1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포=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