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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아내가 다시 축구하는 모습을 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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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마주한 손준호는 "어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만감이 교차한다"는 복귀 소감을 전했다. "(중국에 구금됐을 때) 축구하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견뎠는데. 그 노력을 보상받았다. 실패가 아닌 시련이라고 생각한다. 국민과 축구팬이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셨는데, 앞으로 경기장에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팬들이 반겨주시고 따뜻하게 환대해주셔서 감사했다. 많은 분들 앞에 1년 만에 다시 섰다는 게 너무 떨렸다"고 털어놨다.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눈물이 나올 것같았지만 참으려 했다.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팬분들께 제가 할 도리라고 생각했다"면서 "아내와 아이에게도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손준호를 품은 김은중 수원FC 감독도, 포항 시절 스승이었던 김기동 FC서울 감독도 환영의 뜻을 전했다. 김은중 감독은 경기 후 "오늘 후반 30분을 뛰었지만 큰 무리가 없었고 준호가 들어가면서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줬다. 좋은 장면이 나왔다. 경기 시간을 늘려가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것같다"고 했다. 김기동 감독은 "상대 선수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면서도 "오랫동안 어려움이 있었고 이 자리에 반드시 다시 서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준호하고 한팀에 있었지만 축구에 진심인 선수고 재활할 때나 훈련할 때나 늘 성실한 선수"라고 했다. "틀림없이 폼을 찾을 것이다. 오늘은 준호가 들어와서 별 활약을 못해서 큰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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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의 꿈을 묻는 질문엔 "대표팀을 생각할 겨를은 없다. 가장 사소한 것부터 감사한 생각뿐이다. 다시 경기장에 발을 디딜 수 있어 행복했다"고 했다. "차근차근 좋은 모습 보이면 국가대표는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팀을 위해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라운드에 다시 서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을 묻자 그는 그립고 소중했던 가족을 떠올렸다. "너무 많은 분들이 격려와 응원을 해주셨다. 특히 가족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와이프가 축구하는 모습을 다시 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는데…"라더니 그만 목이 메어버렸다. "감사하고 행복합니다"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믹스트존을 떠났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