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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포항 스틸러스가 '동해안 더비'의 악연을 털어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중요한 시점에서 울산이라는 강팀을 만나 승리한 것이 기쁘다. 홈에서 무승부가 많아 심적으로 아쉬움이 많았다. 오늘 울산이란 큰 산을 넘어 이전 기억들이 싹 사라지는 느낌이다. 리그 진행에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올 시즌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의 '동해안 더비' 첫 승이다. 그는 "중요한 시점에 따라가지 못하면 힘들다. 라이벌전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안도했다.
박 감독은 경기 전 "전방의 이호재 홍윤상 허용준의 컨디션이 좋다. 득점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예감이 적중했다. 박 감독은 "경기 초반 일찍 득점한 것이 승인이었다. 홍윤상과 이호재는 예전에 비해 집중력이 높아졌고, 훈련 때 골대 안에 들어가는 슈팅들이 눈에 많이 띄어 충분히 잘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우승' 얘기를 꺼내자 "아직까지 절대 없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는 생각일 뿐이다. 30라운드가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울산이 부상 선수 많은 것이 우리로선 다행이고, 행운이었다"고 했다.
포항스틸야드에선 울산 팬들의 트레이드마크인 '잘~가세요' 노래가 두 차례 메아리쳤다. 전반 2-0으로 리드하자 '잘~가세요'가 반짝했다. 그리고 휘슬이 울린 후 경기장은 거대한 '잘~가세요', '떼창'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전반 중반 '잘~가세요'는 위험한 노래였다. 머리가 쭈뼛 서더라. 앞으로 경기 중에는 그 노래를 안 들었으면 좋겠다. 선수들도 신경쓰인다"고 고백했다. 물론 경기 후는 달랐다. 그는 "그건 아무래도 서포터스들의 재밌는 스토리다. 나도 듣기 좋았다"고 웃었다.
포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