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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신태용 매직이 결국 통했다. 인도네시아가 아시아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월드컵 본선행 희망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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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4-1-4-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에 페라스 알 브리칸, 2선은 마르완 알 사하히, 나세르 알 다우사리, 모하메드 칸토, 모하메드가 구성했다. 3선에 파이살 알 감디가 자리하고, 수비진은 야시르 알 샤흐, 알리 알 불라이히, 하산 알 탐박티, 사우드 압둘하미드가 구축했다. 골키퍼 장갑은 아르메드 알 카사르가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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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 실점 이후 사우디는 계속해서 만회를 위해 분전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단단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 알 브리칸의 슈팅이 문전 앞에서 수비에 걸리며 골문 밖으로 벗어났다. 전반은 인도네시아의 1-0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에도 인도네시아가 먼저 득점을 터트리며 격차를 벌렸다. 후반 12분 역습 상황에서 베르동크가 공을 몰고 박스 안까지 전진해 넘어지며 패스를 시도했고, 페르디난에게 연결됐다. 페르디난은 처음 시도한 슈팅이 수비에 막혔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공을 재차 잡은 후 다시 밀어 넣으며 사우디 골망을 흔들었다.
두 골을 허용한 사우디는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후반 44분 후브너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지만, 후반 추가시간까지 사우디의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카노의 중거리 슛까지 골대를 때리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결국 경기는 인도네시아의 2대0 승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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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3-4-3 전술에서 3-5-2로 방향을 틀은 것에 대해서는 "사우디가 압박이 좋기 때문에 시스템을 바꿨고, 오늘 경기 중원에 미드필더 3명이 잘 뛰었다. 내가 지시한 대로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의 세팍볼라는 '인도네시아 팬들은 신태용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며 열렬히 응원했다'라며 경기장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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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은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대표팀에 부임했고,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인도네시아의 축구 자체를 탈바꿈했다.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으며, 2024년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로 사상 첫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 아시아 3차예선 진출까지 인도네시아가 꿈에 그리던 무대들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이후 신태용 감독은 재계약까지 체결하며 2027년까지 계약 기간을 늘렸다.
이러한 성과가 모두 무시되는 듯한 분위기가 지난 일본과의 경기 이후 쏟아졌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일본을 상대로 0대4로 완패했고,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 회장도 "신태용 감독만이 아니라 모든 코칭 스태프들이 평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SNS에서는 'STYOUT(신태용 아웃)'이라는 의견과 태그가 쏟아졌으며, 현지 매체들도 '지도력이 좋지 못하다. 선수를 대거 데려왔음에도 전술적인 아쉬움이 크고, 2연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은 최악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이러한 비판을 모두 이겨내고 사우디전 승리라는 결과를 보여줬다. 다시 한번 인도네시아가 신 감독과 더 나아가기 위해 재계약을 체결한 이유를 입증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