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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알 힐랄전에 참패한 광주FC가 준비에 실패해 허무하게 탈락 고배를 마셨다면,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는 철저한 준비 덕에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E) 무대에서도 한국과 일본 축구의 벌어진 격차를 새삼 실감할 수 있다.
하세베 감독은 "오늘 경기의 핵심은 규율과 태도였다. 선수들과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이러한 마음가짐을 심어주었고, 선수들이 잘 반응했다. 모든 선수가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 온 축구"라며 "불과 사흘 전에 120분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우린 젊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배우기를 기대했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한다. 몇몇 선수들이 다리 경련이 와서 선수 교체가 필요했지만,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계획이 잘 진행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반색했다.
이날 5개의 선방으로 팀의 결승 진출을 도운 가와사키 골키퍼 야마구치 루이스도 경기 후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수비진뿐 아니라 공격수까지 선수단 전원이 열심히 수비해준 덕에 팀이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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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백 사이 반 베르메스케르켄은 알 나스르의 핵심 날개 사디오 마네를, 21세 젊은 센터백 다카이 고타는 베테랑 호날두를 90분 내내 밀착마크했다. 가와사키는 전반 10분 이토 다츠야의 발리 선제골로 앞서가던 전반 28분 마네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남은시간 동안 빈틈없는 협력 수비로 마네와 호날두의 발을 묶었다. 가와사키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전반 41분 오제키 유토, 후반 31분 '조커' 이에나가 아키히로의 연속골로 3-1 리드했다.
두 선수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던 알 나스르는 후반 42분 야야 아이만의 중거리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리기 전까지 찬스 메이킹에 애를 먹었다. 호날두는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8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빈손으로 경기를 마쳤다. 특히 후반 막판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쏜 프리킥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후반 추가시간 6분 문전 앞에서 골키퍼를 제치고 슈팅을 시도했으나, 헛발질을 하고 말았다. 경기는 가와사키의 3대2 승리로 끝났다.
호날두를 무득점으로 봉쇄한 다카이는 "솔직히 개개인 능력에선 밀렸지만, 일본인다운 조직력으로 승리했다. 다음 상대(알 아흘리)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은 팀이지만, 민첩성과 팀워크로 상대를 꺾고 싶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골을 넣은 오제키는 "어려운 게임이 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우리 플랜대로 진행된 점이 좋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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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J리그는 지난 2017년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8시즌 중 6시즌에 결승 진출팀을 배출했다. 우라와가 2017년과 2022년, 가시마가 2018년 우승했다. 우승 횟수를 총 8번으로 늘리며, ACL 통산 최다 우승 리그인 K리그(12회)와의 격차를 4개 차이로 좁혔다. 이번에 가와사키가 알 아흘리를 꺾으면 3개차가 된다. 2017년 이후 현재까지 결승에 오른 K리그 팀은 2020년 울산, 2021년 포항이 '유이'하다. 올 시즌 포함 최근 3시즌 연속 결승행이 불발됐다.
조별리그부터 한-일 클럽은 격차를 보였다. 광주는 올 시즌 ACLE에 도전한 K리그 3팀(울산 포항 광주) 중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반면 J리그는 조별리그에 참가한 3팀이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광주가 16강에서 일본 챔피언 비셀 고베를 꺾는 대파란을 일으켰지만, 알 힐랄전에서 0대7 스코어로 패하는 치욕을 겪었다. 상대의 노림수에 대처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7골을 헌납했다는 점이 알 나스르를 상대한 가와사키와 달랐다.
이토는 "앞으로 한 경기에 더 이기고 일본의 힘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라고 우승 각오를 밝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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