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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에는 '심각한 기상 조건'으로 실내로 대피하라는 안내 문구가 나왔고, 심판 등 경기 관계자들은 양 팀 선수들에게 라커룸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했다.
경기장에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쬔 가운데 한 쪽으로 흐린 구름이 드러웠다가 사라진 점을 제외하면 하늘은 대체로 맑았다.
미국에서는 흔히 '8마일(12.9㎞) 낙뢰 규정'이라 불리는 원칙에 따라 야외 스포츠 활동 중 인근 지역에 낙뢰가 확인되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피해야 한다.
30분가량 낙뢰가 없다면 예정대로 스포츠 활동을 재개한다. 그 사이에 낙뢰가 확인되면 다시 3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경기 중단 안내가 나온 뒤 30분이 지나 양 팀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에 나와 몸풀기에 나섰다.
그로부터 20분 뒤 재개된 경기는 파우메이라스의 2-0 승리로 끝났다.
1승 1무가 된 파우메이라스가 조 1위로 올라섰고, 개막전에서 리오넬 메시의 인터 마애애미(미국)과 비겼던 알아흘리는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 15일 개막한 이번 대회에서 세 번째로 나온 경기 지연 사례다.
지난 1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산 HD와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의 F조 1차전도 킥오프 직전 낙뢰 위험성이 감지돼 시작이 65분 미뤄졌다.
골키퍼 조현우는 경기 후 "선수들의 집중력이 완전히 올라간 상태에서 다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며 "몸이 축 처지는 느낌이 들었다"며 당황스러운 심경을 보이기도 했다.
19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H조 1차전 파추카(멕시코)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의 경기도 뇌우가 도시를 강타하면서 중단됐다.
97분 후 재개된 경기에서는 잘츠부르크가 2-1로 웃었다.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팀들도 종종 낙뢰로 경기 지연 문제를 겪는다.
울산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꾸린 베이스캠프에 머물던 지난 8일에도 폭우와 낙뢰로 잠시 훈련을 중단해야 했다.
1년 뒤 미국을 비롯한 북중미 3개국에서 열리는 FIFA 월드컵에서도 낙뢰에 따른 경기 중단 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기상 문제로 경기 지연이 발생한 세 경기장 모두 울산 HD의 경기가 이뤄지는 곳이다.
울산은 22일 오전 7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플루미넨시(브라질)와 F조 2차전을 치른 후 TQL 스타디움으로 옮겨 26일 오전 4시 도르트문트(독일)와 맞붙는다.
pual0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