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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1조6000억' 남축에 뛰어든 한국계 '여축 만수르', '2부 강등' 올랭피크 리옹 CEO 전격 선임

윤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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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1 09:10


'재산 1조6000억' 남축에 뛰어든 한국계 '여축 만수르', '2부 강…
출처=포브스

'재산 1조6000억' 남축에 뛰어든 한국계 '여축 만수르', '2부 강…
출처=올랭피크 리옹 홈페이지 캡쳐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여축 만수르'로 불리는 미셸 강(한국명 강용미)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랑스 전통명문 올랭피크 리옹 회장으로 임명됐다.

리옹의 지주사인 이글풋볼그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셸 강이 이글풋볼그룹 CEO이자 리옹의 CEO로 임명됐다. 2023년부터 리옹 이사회에서 활동한 강이 의장 겸 사장 역할을 맡는다. 그는 DNCG(프랑스축구재정감독기관)와의 항소 절차를 주도하는 등 리옹 경영진을 지원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존 텍스터는 이사회를 포함한 리옹의 리더십 직책에서 사임했다"라고 밝혔다. 리옹은 재정 감사 결과 프랑스 2부인 리그2로 강등되었다. 구단측은 이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이 한때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남성 축구판에 뛰어든 건 상징하는 바가 크다.

억만장자인 강 회장은 2019년 축구판에 뛰어들어 5년만에 여자 축구판의 '거물'로 우뚝 섰다. 미국 여자축구리그 소속 워싱턴 스피릿, '유럽 강호' 프랑스의 올랭피크 리옹 여자팀, 영국 클럽 런던시티 라이오네시스 등을 줄줄이 인수했다. 여자 축구계의 잠재력을 확인한 강 회장은 시티풋볼 그룹과 같은 글로벌 축구기업을 꿈꿨다. 시티풋볼 그룹은 맨시티(잉글랜드), 뉴욕시티(MLS), 멜버른 시티(호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등을 소유했다. 강 회장은 세 개 구단 인수와 미국축구연맹 기부금(3000만달러·약 406억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최소 2억달러를 투자했다. 2022년 인수 당시 스피릿의 구단 가치는 3500만달러(약 473억원)로 추정됐는데, 현재 포브스는 스피릿의 가치를 1억3000만달러(약 1760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그는 머잖은 미래에 여자 축구팀의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재산 1조6000억' 남축에 뛰어든 한국계 '여축 만수르', '2부 강…
출처=NWSL SNS 캡쳐

'재산 1조6000억' 남축에 뛰어든 한국계 '여축 만수르', '2부 강…
출처=NWSL SNS 캡쳐
한국에서 태어나 대학 시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강 회장은 의료 기술 산업과 벤처 캐피털로 큰 부를 축적했다. 공공부문 헬스케어 컨설팅 업체 '코그노산트'의 창업주이자 CEO다. 포브스 추산 재산만 12억달러(약 1조6200억원). 포브스에 따르면, 강 회장은 1980년대 독재 시대라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결혼 자금을 모으는 것보다 대학 학비를 내는 것이 낫다고 부모님을 설득했다. "'날 보내주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어?'라고 살짝 협박했다."

강 회장은 "나는 운 좋게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이민자다. 이제는 내가 기회를 제공할 차례다. 평등한 결과를 보장할 수 없지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 특히 불우하고 가난한 젊은이들이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라며 평소 관심 분야가 아니었던 스포츠계로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강 회장은 "나는 엄청나게 재능있는 어린 소녀와 여성들이 실행 가능한 직업 경로가 없어서 꿈을 포기해야 하는 것을 지켜봤다. 너무 많은 소녀들이 대 학에 진학하기 직전이나 11, 12세에 생리가 시작되면 스포츠를 그만둔다. 나는 젊은 여성들이 옆집 남자아이처럼, 아무런 제약없이 꿈을 추구하는 환경을 제공하고 싶다"라고 했다.

강 회장은 "나는 여성 스포츠가 좋은 사업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현재와 미래 사이에 엄청난 격차가 있지만, 아무도 그걸 보지 못하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며 "이것은 자선사업이 아니다. 진지한 투자다. 나는 한 명의 여성으로서,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이 어떤 사람들에게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프로젝트)'로 여겨진다는 것이 거의 모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사업 스킬을 적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제 강 회장은 남자 축구판에도 뛰어들었다. 가장 시급한 일은 무너져가는 리옹을 되살리는 일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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