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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브라질 틈새에 각성한 EPL, 린가드 "축구 인생 톱5 안의 '원더골'"…2444일 만의 K리그 복귀전 말컹 "시간 너무 짧았다" 눈물

최종수정 2025-07-21 06:07

[현장인터뷰]브라질 틈새에 각성한 EPL, 린가드 "축구 인생 톱5 안의…
서울월드컵경기장/ K리그1/ FC서울 vs 울산HDFC/ 서울 린가드/ 승리 세레머니/ 칠리즈 K리그 경기 득점 공인구/ 기념 사진/ 사진 정재훈

[현장인터뷰]브라질 틈새에 각성한 EPL, 린가드 "축구 인생 톱5 안의…
서울월드컵경기장/ K리그1/ FC서울 vs 울산HDFC/ 서울 린가드/ 승리 세레머니/ 사진 정재훈

[현장인터뷰]브라질 틈새에 각성한 EPL, 린가드 "축구 인생 톱5 안의…
서울월드컵경기장/ K리그1/ FC서울 vs 울산HDFC/ 울산 말컹/ 사진 정재훈

[상암=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기 전 브라질 출신의 두 명의 새 얼굴이 화두였다. 주인공은 달랐다. 그 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이 있었다. 그가 대세를 갈랐다.

제시 린가드의 '원더골'이 FC서울의 해묵은 징크스를 털어냈다. 서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에서 '캡틴' 린가드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2017년 10월 이후 울산을 맞아 승리가 없었던 서울이다. 23경기 연속 무승의 늪(8무15패)에 빠져 있었다. 8년 만에 그 저주에서 탈출했다. 서울은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와 함께 2연승을 질주했다. 승점 33점을 기록, 7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서울은 수원FC에서 맹활약한 안데르손이 첫 선을 보였다. 선발 출전이었다. 울산은 7년 만에 돌아온 말컹이 후반 32분 교체 출전했다.


[현장인터뷰]브라질 틈새에 각성한 EPL, 린가드 "축구 인생 톱5 안의…
서울월드컵경기장/ K리그1/ FC서울 vs 울산HDFC/ 울산 말컹, 서울 야잔/ 문전 경합/ 사진 정재훈

[현장인터뷰]브라질 틈새에 각성한 EPL, 린가드 "축구 인생 톱5 안의…
서울월드컵경기장/ K리그1/ FC서울 vs 울산HDFC/ 울산 김판곤 감독/ 사진 정재훈
말컹의 경우 2018년 11월 10일 이후 2444일 만의 K리그 출전이다. 그는 2017년 K리그2의 경남FC에서 22골(3도움)을 터트리며 득점왕과 MVP(최우수선수상)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경남은 말컹을 앞세워 K리그2에서 우승하며 1부로 승격했다.

1부도 그의 독무대였다. 말컹은 2018년 26골(5도움)을 작렬시키며 득점왕과 MVP를 동시 석권했다. 경남은 승격 첫 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는 대반란을 일으켰다. K리그 1~2부에서 2년 연속 MVP와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는 말컹이 유일하다.

말컹은 이날 경기에서 강력한 몸싸움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만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경기 전 "4월말에 경기에 나선 후 갭이 있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뛰면서 몸을 만들기 위해 데려왔다"며 "7년 전의 말컹을 생각하면 안된다. 훈련 시작 후 체중이 줄었지만 몸도 성숙됐다. 면담을 했는 데 의지가 강하더라. 훈련 때도 남들보다 빨리 나와 트레이닝을 한다. 팀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후 "말컹이 들어왔을 때 그런 부분들을 기대했다. 조금 더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고,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현장인터뷰]브라질 틈새에 각성한 EPL, 린가드 "축구 인생 톱5 안의…
서울월드컵경기장/ K리그1/ FC서울 vs 울산HDFC/ 서울 린가드 득점, 안데르손/ 골 세레머니/ 사진 정재훈

린가드는 두 브라질 출신 사이에서 우뚝섰다. 전반 41분이었다. 문선민의 크로스를 울산의 1m91 장신 트로야크가 헤더로 걷어냈다. 볼은 서울 미드필더 황도윤의 머리에 걸렸다. 그리고 작품이 탄생했다. 황도윤의 헤더 패스를 받은 린가드가 트래핑 후 지체없이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환상적인 포물선을 그리며 조현우를 넘어 반대편 골망에 꽂혔다.

린가드는 경기 후 "두 팀 모두 힘든 경기였다. 날씨가 습했다. 그래도 준비한 경기 플랜대로 완전히 맞아 떨어졌다. 양쪽 사이드에 발이 빠른 선수를 넣고, 미드필더들도 운영을 잘해줘서 이겼다. 운도 따랐지만 승리할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현장인터뷰]브라질 틈새에 각성한 EPL, 린가드 "축구 인생 톱5 안의…
서울월드컵경기장/ K리그1/ FC서울 vs 울산HDFC/ 서울 린가드 득점/ 골 세레머니/ 사진 정재훈
골의 여운이 춤을 췄다. 그는 "흔히 표현하면 얹혔다는 느낌이다. 차는 순간 볼이 발에 얹혔다. 볼이 떠나는 순간 골이 아니면 훌륭한 골키퍼를 당황스럽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믿음과 자신감이 주효했다"며 "개인적으로 생각해도 나의 골 가운데 톱5 안에 들어가는 것 같다. 황도윤의 패스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폼이 올아오고 있는 것을 느낀다. 최고 레벨에서 계속해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다짐했다.

린가드의 이번 시즌 K리그 6호골이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포항전부터 린가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전북전도 괜찮았다. 한 골을 내줘 패했지만, 경기 후 린가드가 찾아왔다. 자신의 실수로 역습골을 허용한 것에 미안하다고 하더라"며 "난 포항, 전북전부터 살아나는게 너무 좋다고 했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 교체를 하는데 지금은 잘하니까 안 빼지 않느냐고 얘기했다. 감독이 칭찬해준 것을 애기처럼 좋아했다. 소통하면서 잘 한 부분을 터치하니까 더 신이 난 것 같다"고 웃었다.


[현장인터뷰]브라질 틈새에 각성한 EPL, 린가드 "축구 인생 톱5 안의…
서울월드컵경기장/ K리그1/ FC서울 vs 울산HDFC/ 서울 김기동 감독/ 사진 정재훈

[현장인터뷰]브라질 틈새에 각성한 EPL, 린가드 "축구 인생 톱5 안의…
서울월드컵경기장/ K리그1/ FC서울 vs 울산HDFC/ 서울 단체/ 승리 세레머니/ 기념 사진/ 사진 정재훈
린가드는 "사실 모든 공격수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전북전의 경우 찬스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사이드로 패스하는 과정에서 인터셉트를 허용했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많이 실망스러웠다. 코리아컵에서 떨어진 것은 내 책임이고, 솔직히 그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실수를 해도 멈추지 않을거다. 위험을 감수해야 차이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계속해서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기동 감독이 '애기처럼 좋아했다'는 말에 "칭찬은 언제든 기분 좋다. 감독님이 지난 1~2개월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래도 멋진 모습을 보였다. 팀을 하나로 뭉쳐 감사드린다. 또 좋은 결과를 가져와 기쁘다.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퍼포먼스를 꾸준히 유지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컴백 무대에서 패전의 멍에를 안은 말컹은 "오랜만에 복귀전을 치르게 돼 기뻤지만, 결과는 아쉬워서 마음이 무겁다. 나를 보여주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새로운 미래를 기약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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