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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쏘니, 영원히 기억하고 고마워할게' 토트넘의 품격 넘치는 마지막 작별인사, 손흥민도 팬을 향한 영상편지로 화답. EPL 사상 가장 아름다운 작별이었다

기사입력 2025-08-07 10:46


'안녕 쏘니, 영원히 기억하고 고마워할게' 토트넘의 품격 넘치는 마지막 …
토트넘 홈페이지 캡쳐

'안녕 쏘니, 영원히 기억하고 고마워할게' 토트넘의 품격 넘치는 마지막 …
토트넘 홈페이지 캡쳐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쏘니가 LA FC를 향해 떠났다.'

토트넘 홋스퍼가 10년간 팀에 열정을 다 바쳐 헌신해오며 17년간 이어져 온 '메이저대회 무관의 한'을 풀어준 '영원한 캡틴' 손흥민(33)을 향해 감동어린 작별인사를 보냈다. 손흥민 또한 토트넘 팬을 향해 보내는 감동어린 영상 편지로 이에 화답했다. 영국 현지의 토트넘 팬들이라면 충분히 눈물을 쏟을 법 하다.

손흥민의 10년 역사가 2분여 영상에 압축돼 있는데다 손흥민이 영상을 통해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물론 구단이 제작한 영상이다. 여기에서도 토트넘 구단의 배려가 엿보인다. 손흥민이 토트넘 팬들에게 제대로 된 작별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이다.


'안녕 쏘니, 영원히 기억하고 고마워할게' 토트넘의 품격 넘치는 마지막 …
토트넘 홈페이지 캡쳐
토트넘 구단은 7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쏘니가 LA FC를 향해 떠난다(SONNY DEPARTS FOR LAFC)'라며 이적에 따른 손흥민의 퇴단을 공식 발표했다.

이례적인 내용이 많이 담겨 있는 장문의 글이 이어졌다. 단순한 퇴단 발표가 아니라 그간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어떤 역사를 쌓아오고, 어떠한 기여를 해왔는 지 자세히 밝히는 이별의 송사와 같았다.

토트넘 구단은 우선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쌓아올린 역사와 업적을 언급했다.

토트넘은 '33세의 손흥민은 10년 전인 2015년 8월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하여 클럽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국가대표인 손흥민은 릴리화이트(토트넘)에서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을 기록하며 클럽 역사상 5번째로 높은 득점 기록을 세웠다'고 손흥민의 기록을 언급했다.


'안녕 쏘니, 영원히 기억하고 고마워할게' 토트넘의 품격 넘치는 마지막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안녕 쏘니, 영원히 기억하고 고마워할게' 토트넘의 품격 넘치는 마지막 …
사진캡처=LA FC
이어 손흥민이 팀에서 쌓아올린 업적과 기념비적인 장면에 관해 상세히 설명했다. '2023년 주장으로 부임한 손흥민은 클럽에서 보낸 10년 동안 경기장에서 수많은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2019년 4월, 그는 새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첫 공식 골을 넣으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고, 같은 시즌 후반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최초의 토트넘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16강과 8강에서 중요한 골을 기록했다'고 복기했다.


계속해서 개인 수상기록도 상세히 밝혔다. '쏘니는 2020년 번리와의 경기에서 경기장을 가로지르며 환상적인 솔로 골을 터뜨려 FIFA 푸스카스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경기장을 가로지르며 드리블을 펼치고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훌륭한 골잡이이자 뛰어난 득점력을 자랑하는 손흥민은 2021~2022 시즌에는 개인 기량을 앞세워 프리미어리그 23골을 기록하며 골든 부츠를 수상했다. 손흥민은 클럽에서 활동하는 동안 EPL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아시아 선수로 기록되었고,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최고의 축구 선수로 9번이나 선정되는 기록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안녕 쏘니, 영원히 기억하고 고마워할게' 토트넘의 품격 넘치는 마지막 …
토트넘 SNS캡쳐
가장 초점을 맞춘 부분은 바로 메이저대회 우승업적에 관한 내용이었다. 토트넘 구단은 '쏘니가 클럽 유니폼을 입고 거둔 가장 큰 업적은 2025년 5월 빌바오에서 열린 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클럽을 이끌며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그는 토트넘의 역사에 이름을 남겼고, 토트넘 역사상 주요 트로피를 들어올린 13명의 주장 중 한 명이 되었다'고 손흥민의 업적과 추억을 마무리했다.


'안녕 쏘니, 영원히 기억하고 고마워할게' 토트넘의 품격 넘치는 마지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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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의 작별 소감이 이어졌다. 레비 회장은 "쏘니는 릴리화이트 유니폼을 입은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며, 지난 10년 동안 그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그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일 뿐만 아니라, 클럽과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영감을 불어넣는 놀라운 사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레비 회장은 "빌바오에서 열린 유로파리그 우승은 클럽 역사상 정말 마법 같은 순간이었고, 쏘니가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은 토트넘 홋스퍼에서 보낸 환상적인 10년을 영원히 기억할 완벽한 추억이다. 쏘니는 경기장 안팎에서 클럽에 많은 것을 기여했고, 우리는 이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다. 그의 앞날에 행운을 빌며, 그는 사랑스럽고 소중한 스퍼스 가족의 일원으로 클럽에서 언제나 환영받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사실상 종신 클럽 앰배서더 임명이나 마찬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안녕 쏘니, 영원히 기억하고 고마워할게' 토트넘의 품격 넘치는 마지막 …
토트넘 홈페이지 캡쳐

'안녕 쏘니, 영원히 기억하고 고마워할게' 토트넘의 품격 넘치는 마지막 …
토트넘 홈페이지 캡쳐
공식 퇴단 발표글 아래로 손흥민의 팬들에게 보내는 작별의 편지 영상이 이어졌다. 손흥민은 하얀색 티셔츠 차림으로 자리에 앉은 채 "친애하는 스퍼스 팬들에게"라며 자신이 10년간 토트넘에서 뛰었던 소감과 영광과 좌절의 순간에 항상 응원을 아끼지 않은 팬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손흥민의 경기 영상과 스냅사진이 계속 흘러나오는 가운데 담담하게 소감을 이어간 손흥민은 마지막으로 정면을 응시한 채 "사랑을 담아, 쏘니로부터(Love, Sonny)"라는 말로 영상 편지를 마무리했다. 토트넘과 손흥민은 이렇게 완벽하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작별인사를 주고 받았다. 감히 EPL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작별이라 해도 무방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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