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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 득점경쟁, 'xG'로 본 순위는 정반대? 통계로 본 K리그1 최고 FW는 '이 선수'입니다

기사입력 2025-08-19 05:27


점입가경 득점경쟁, 'xG'로 본 순위는 정반대? 통계로 본 K리그1 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점입가경 득점경쟁, 'xG'로 본 순위는 정반대? 통계로 본 K리그1 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압신 고트비 비디오 분석관을 데려와 대표팀 및 상대 분석에 활용했다. 이전까지 단순 경기 비디오 자료에 의존하던 한국 축구에게 '비디오 분석'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4강 신화는 태극전사의 투혼이 빚어낸 결과물이었지만, 과학과 통계는 그 숨은 힘이었다.

20년이 훌쩍 넘은 현재. 선수 육성과 훈련, 팀 운영 등 모든 면이 '숫자의 영역'에 포함된 지 오래다. 선수를 평가하는 잣대도 득점-도움-출전시간 등 클래식 스탯을 넘어 세부 통계에 따라 좌우된다. 축구에서 숫자는 더 이상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 됐다.

날로 뜨거워지고 있는 K리그1 득점 경쟁. 18일 현재 득점 선두는 전진우(전북 현대)다. 13골로 싸박(수원FC·12골)을 1골차로 앞서고 있다. 이호재(포항 스틸러스), 주민규(대전 하나시티즌), 콤파뇨(전북·이상 11골), 모따(FC안양·10골)가 뒤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기대 득점(xG) 상으로 보면 이 순위는 확연히 달라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필드골 만으로 산출(페널티킥 득점 제외)하는 xG 통계에 따르면, 콤파뇨가 7.36으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에릭(울산 HD)이 7.23으로 뒤를 따르는 가운데, 이동경(김천 상무)은 7.05로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7점대 이상 xG를 기록 중이다. 이호재가 6.92로 4위, 전진우는 6.78로 5위다.

xG는 영국 BBC의 축구 분석 프로그램인 매체오브더데이(MOTD)를 비롯해 각종 축구 통계에서 적용되고 있다. 특정 위치,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을 때 득점할 수 있는 확률을 나타내는 수치로, 슈팅 각도, 골대와 거리, 상황 별 머리, 발 활용 여부, 득점 상황, 도움 방식, 수비 경합, 1대1 상황 여부 등 다양한 변수가 포함돼 있다. xG를 통해 선수, 팀이 얼마나 많은 기회를 창출했고, 얼마나 좋은 슈팅을 기록했는지를 알 수 있다. 운을 최대한 배제한 채 앞으로 선수에게 기대할 수 있는 득점을 숫자로 나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점입가경 득점경쟁, 'xG'로 본 순위는 정반대? 통계로 본 K리그1 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점입가경 득점경쟁, 'xG'로 본 순위는 정반대? 통계로 본 K리그1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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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xG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득점 자체가 워낙 적고, 심지어 0대0 무승부가 나오는 축구에서 단순히 xG 만으로 모든 공격수, 팀 공격을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 득점이 워낙 많은데다 작전에 의해 득실도 결정할 수 있는 야구, 농구 같은 타 종목과 달리 축구는 정해진 득실 패턴이 없고, 예측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수학 공식에 의한 정확한 표본을 뽑아내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천차만별인 출전 시간 차이를 배제한 채 모든 선수를 비교하는 방식이 옳은 지에 대한 의문도 뒤따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90분 당 득점할 확률을 나타내는 '90분 당 기대득점(xG90)' 통계도 활용된다. 출전 시간 차이에 따른 유불리를 제거해 보다 공평한 비교가 가능한 공식이나, 출전 시간이 많은 선수에 한해 유의미한 비교를 할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6경기 341분 간 15개의 슈팅으로 2골을 만든 말컹(울산 HD·0.52)이 콤파뇨(20경기 1319분, 슈팅 39개 7골·0.50)보다 xG90 값이 더 높은 게 단적인 예다.

여전히 축구에는 숫자로만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압도적인 점유율과 슈팅을 기록한 팀이 역습 한 방에 무너지는 예가 부지기수다. 승무패에 따라 경기 차가 아닌 승점으로 순위 또는 진출-탈락 여부를 가리는 축구의 특성상 통계는 어디까지나 '지나간 이야기'로 치부될 수도 있다. 일부에서 여전히 축구 통계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이유다. 그러나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전술과 운영 방법을 찾고 승리라는 궁극적인 목표로 다가가기 위한 시도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K리그 현장에서도 대부분의 팀이 통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때문에 통계는 축구가 언젠가는 완벽하게 정복해야 할 영역이기도 하다.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세계로 뻗어 나아갈 수 있는 선수를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가 될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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