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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고 또 뛰는 말년 병장' 김천 상무 이동경 "나는 축구 선수, 경기장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인터뷰]

최종수정 2025-08-20 16:54

'뛰고 또 뛰는 말년 병장' 김천 상무 이동경 "나는 축구 선수, 경기장…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뛰고 또 뛰는 말년 병장' 김천 상무 이동경 "나는 축구 선수, 경기장…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축구 선수는 경기장에 있을 때 제일 행복하다."

'말년 병장' 이동경(28·김천 상무)의 '군 시계'가 빠르게 흐르고 있다. 지난해 4월 29일 군입대했던 이동경은 오는 10월 28일 전역을 명 받는다. 사회로 나가기까지 약 두 달 남았다. 이른바 '말년 휴가' 등으로 마음이 들뜰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동경은 오직 축구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는 "최대한 끝까지 뛰려고 한다. 축구 선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경기장에 있을 때 제일 행복하다. 경기를 뛸 기회가 있으면 축구 선수로서 제일 행복한 일이다. (다른 선수)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경은 자타공인 김천의 에이스다. 그는 지난해 김천 소속으로 리그 18경기에서 5골-1도움을 남겼다. 올 시즌엔 리그 26경기에서 8골-6도움을 기록했다. 이동경은 김천에서 프로 '커리어 하이'를 향해 달린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24년 울산 HD(7골-5도움)와 김천에서 합작한 12골-6도움이다. 하지만 그는 꼭 개인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다. 개인보다 팀이 먼저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동경은 17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김천은 후반 4분 원기종, 후반 막판 김찬이 각각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동경은 첫 번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그는 "지금은 내가 팀에서 페널티킥 키커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경은 두 번째 페널티킥 때는 나서지 않았다. 김찬에게 양보했다. 김찬은 첫 번째 시도에서 실축했다. 하지만 심판은 서울의 골키퍼 발이 킥 전에 골라인에서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김찬은 두 번째 시도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이동경은 "김찬이 최근 경기 출전이 많지 않았다. 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양보를 했는데, 첫 번째는 실축했다. 두 번째 시도 때는 '내가 차야하나' 싶었는데 한 번 더 양보했다. 김찬이 득점해서 자신감도 찾았다. 우리 팀에 굉장히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원)기종 형도 나에게 양보를 한 것이다. 김찬 득점까지 나와서 모든 걸 얻은 경기였다"며 웃었다. 김천은 서울을 6대2로 제압했다. 김천(승점 43)은 선두 전북 현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김천 구단은 최근 '성장의 발판'으로 여겨지고 있다. 과거 '잠깐 쉬다가는 곳'이란 안일한 인식은 사라진지 오래다. 선수들은 김천에서의 '스텝 업'을 통해 국가대표 합류, 해외 진출 등의 꿈을 이루고 있다. 이동경은 "김천은 외국인 선수가 없다. 선수들 나이가 비슷하다"며 "내가 어렸을 때를 돌아보면 경기장에서 자신감을 얻으면 그게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으면서 경기장에서 할 수 있는 장점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다. 성장했다고 느끼면 또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 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런 좋은 효과들이 나타나면서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설욕전'에 성공했다. 이동경은 "입대 뒤 서울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비기거나 패했고, 득점도 많지 않았다. 반대로 내가 울산에서 뛸 때는 서울에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김천에서 서울에 계속 지는 경기를 하다가 이번에 대승을 했다. 그 어떤 날보다 기쁘고 통쾌한 것 같다"고 했다. 그의 설욕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9월 20일 열리는 전북 현대와의 경기를 정조준한다. 이동경은 "(제대하기 전에)전북도 한 번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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