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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경기 전 제자 손흥민(LA FC)과 밝은 표정으로 뜨거운 포옹을 나눈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굳어갔다. 손흥민이 토트넘 시절 은사인 포체티노 감독에게 재앙을 안길만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반 18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교묘히 뚫고 1992년생 동갑내기 이재성(마인츠)의 예리한 수비 뒷공간 침투 패스를 건네받은 손흥민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지점에서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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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원톱으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18분 오현규(헹크)와 교체될 때까지 63분간 '월드클래스'다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손흥민은 2024년 11월 팔레스타인(1대1 무)전 이후 10개월만에 A매치 52호골을 터뜨렸다. 대표팀 역대 득점 1위 '차붐' 차범근(56골)의 기록을 6골차로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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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은 손흥민의 선제골을 도왔고, 이동경의 추가골 상황에서도 손흥민과 연계 플레이로 추가골에 간접 기여했다. 후반 4분 허벅지 부상으로 배준호(스토크시티)와 교체되기 전까지 공격 진영에 시종 활력을 불어넣었다.
손흥민(A매치 135경기)과 이재성(A매치 99경기)는 지금까지 A매치 도합 234경기를 뛰었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듀오는 월드컵 본선 때 34세 베테랑이 된다. 기량이 한풀 꺾여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지만, 많게는 10살 가량 어린 선수들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의 '축구력'을 선보였다.
이근호 위원은 "손흥민이 이재성이 볼만 잡으면 의식처럼 (공간을)파고 든다. 타이밍이 너무나 좋다"라고 둘 간의 호흡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은 후반 배준호 오현규 카스트로프 이강인 정상빈 김태현을 줄줄이 교체투입하는 여유 속 2대0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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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패배를 안긴 선수가 토트넘 시절 스승과 제자로 연을 맺은 손흥민이어서 더 가슴이 아팠을 경기다. 이날 경기는 과거 미국과 한국 대표팀을 이끈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직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지에선 포체티노 감독을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을 이끈 클린스만 감독보다 더 최악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은 한국을 상대로 최악의 경기를 선보여 맹렬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