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강등권이 요동치고 있다.
적지 않은 승점차지만, 일단 분위기를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기력했던 대구는 연승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김천전에서 원더골을 넣었던 '풀백' 장성원은 "시끄러운 일 많았지만 똘똘 뭉치자고 했다. 이전에는 운동장에서 그냥 조용히 훈련하는 느낌이었는데 요새는 실전을 하는 느낌으로 치고 받고 있다"며 "순위에 대한 이야기 꺼내지 않고 있다. 스플릿 들어가기 전에 6점차로만 줄이면 따라갈 수 있기 때문에 한경기, 한경기 이기자고 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가 기세를 타는 동안, 제주는 6경기 무승(2무4패), 수원FC는 3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다. 한, 두 경기가 지금 흐름으로 이어질 경우, 장성원이 말한 6점차 이내로도 좁힐 수 있다. 스플릿 라운드에서는 '승점 6' 짜리 맞대결이 이어지는만큼 대구도 최하위 탈출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
전술적으로도 안정감을 찾았다. 시즌 초반 능동적인 포백으로 나서다 실패한 대구는 다시 스리백 중심의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변화를 줬다. 김병수 감독은 부임 후 그 사이에서 확실한 색깔을 내지못하다, 지난 FC서울과의 25라운드에서 4-4-2로 전환했다. 김 감독은 "우리에게 지금 무승부는 아무 의미가 없다. 리스트를 안더라도 승리를 노리는 전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바르셀로나와의 친선경기에서도 이 전형을 집중 테스트했던 대구는 서울전 포함, 최근 5경기에서 2승2무1패라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물론 아직 갈길이 멀다. 김 감독은 "이제 겨우 한고비 넘엇다. 들뜬 마음을 최대한 자제해야 다음 경기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그토록 보이지 않던, 잔류의 빛이 조금씩 비추고 있다. 때마침 서포터스의 응원도 돌아왔다. 서로 다른 곳만 바라봤던 대구가 이제서야 한 팀이 되는 모습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