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선수가 없어요."
수요는 늘어났는데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최근 15년 사이에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소위 엘리트 선수 숫자를 살펴보면, 2013년 3만9397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만명대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 2018년과 2020년에는 2만4023명과 2만4792명으로 2만5000명대도 넘지 못했다. 2024년과 2025년 각각 3만1427명과 3만2034명으로 소폭 늘어난게 위안이었다. 동호인 전체를 합쳐도 한국축구 등록인구는 11만~12만명 수준이다. 26팀에 선수를 공급하기에는 부족한 숫자다. 참고로 가까운 일본은 협회 등록 선수 숫자만 80만명이 넘는다. 프로를 꿈꾸는 엘리트 선수들도 20만명을 상회한다.
공급도 부족한데, 가뜩이나 젊은 재능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하부 리그에서 선수를 수급하고 있다. K리그1 빅클럽들조차도 영입생 대부분이 K리그2 출신이다. K리그2는 K3리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재정이 취약한 구단일수록 더욱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에서는 "예전 같으면 K리그에 들어올 수 없는 수준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당연히 경기의 퀄리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선수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키워내는데는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 당장 부족한 숫자를 채우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데려오는 수 밖에 없다. 외국인 쿼터 확대가 답이다. 좋은 선수가 없으면, 경기의 질이 떨어지고, 경기의 질이 떨어지면 관중이 외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명제다. 물론 국내 선수 육성도 중요한만큼, 출전 선수 숫자에 대해서는 보다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보유는 다르다. K리그가 프로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프로급 선수가 있어야 한다.
'글로벌 스탠다드', '국제 경쟁력'이라는 거창한 이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외국인 쿼터 확대는 K리그 '생존'의 문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