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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멍청한 행동이었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FC 감독이 이례적으로 승리 기자회견에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심지어 결승골을 넣은 '신입생'을 향해 맹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아예 대놓고 "멍청한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24일(이하 한국시각) '슬롯 감독은 믿기지 않는 에키티케의 행동을 목격하고 말았다. 에키티케는 팀을 구했지만, 동료들조차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할 만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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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키티케는 후반 시작과 함께 알렉산더 이삭과 교체돼 투입됐다. 이어 1-1로 맞선 후반 41분 에키티케가 결승골을 터트렸다. 페데리코 키에사의 날카로운 키패스가 정확히 에키티케에게 배달됐고, 에키티케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트렸다. 리버풀 동료들은 에키티케를 끌어안고 기뻐했다. 여기까지는 완벽에 가까운 장면이다.
그런데 곧바로 에키티케의 돌발행동이 터져나오며 리버풀 선수들과 벤치의 표정이 일순간 얼어붙었다. 결승골에 너무 도취죈 에키티케는 동료들을 뿌리치고 관중석 쪽으로 가더니 돌연 유니폼 상의를 벗어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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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입장에서는 황당하기 그지 없는 장면이자 큰 위기에 빠진 장면이다. 사우샘프턴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얼마든지 동점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그나마 천만다행으로 승부는 뒤집히지 않은 채 그대로 리버풀의 2대1 승리로 끝났다. 수비진의 헌신적인 방어가 승리를 지켜냈다.
이렇듯 에키티케의 무모한 행동 때문에 리버풀은 승리의 기쁨을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 슬롯 감독의 분노와 독설이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슬롯 감독은 경기 후 "불필요한 행동이었냐고? 당연히 그렇다. 감정을 조절했어야 한다"면서 "이전에도 퇴장을 당했을 때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감정을 분출하는 건 상관없다. 그러나 그 행동이 경고나 퇴장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멍청한 행동이다. 만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골을 넣고 벗었다면, 이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같은 경기에서는 전혀 그럴 이유가 없다. 멍청한 행동이었다"고 에키티케를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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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로 혹독한 비판은 거의 드물다. 만약 에키티케의 몸값이 낮았다면 그대로 전력에서 제외해버릴 수도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슬롯감독은 에키티케를 빼기 어렵다. 팀이 거의 1억 파운드의 거액을 주고 영입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출신의 젊은 공격수 에키티케는 스타트 드 랭스와 파리생제르맹(PSG)를 거쳐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임대이적했다가 2024~2025시즌에 완전 영입 옵션이 발동돼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다.
2024~2025시즌에 커리어하이를 새로 썼다. 오마르 마르무시와 투톱을 형성해 프랑크푸르트의 돌풍을 이끌었다. 결국 에키티케는 2024~2025시즌 공식전 48경기에서 22골-12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로 우뚝 섰다. 분데스리가 득점 공동 6위, 공격포인트 공동 4위, 기대득점 1위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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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래서 슬롯 감독이 더욱 강경한 어조로 비판했을 수도 있다. 더 이상 이런 바보같은 행동을 하면 안된다고 경고한 것이다. 에키티케는 이번 경고누적으로 인해 27일 열리는 크리스탈팰리스와의 리그 6라운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리버풀의 또 다른 손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