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역시 감독 놀음! '천재 감독' 윤정환, 몸소 보여준 K리그1 감독상의 품격...그의 인천은 달랐다[인천 승격]

최종수정 2025-10-27 00:24

축구는 역시 감독 놀음! '천재 감독' 윤정환, 몸소 보여준 K리그1 감…

축구는 역시 감독 놀음! '천재 감독' 윤정환, 몸소 보여준 K리그1 감…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축구는 감독 놀음이다' 이 명제를 다시 한번 증명한 윤정환 감독이다.

지난해 강원FC에서 구단 역사상 최고 순위인 2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라는 성적과 함께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윤정환 감독은 2025시즌을 앞두고 인천의 구애와 함께 K리그2로 향했다.

파격적인 도전이었다. 이미 J리그와 K리그1에서 기량을 선보였던 감독이 K리그2 강등을 처음 경험한 인천의 지휘봉을 잡았다. 인천은 1년 안에 승격을 목표로 이미 승격 청부사로서의 능력을 보여준 윤 감독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중국, 일본 등 여러 구단에서 관심을 받았으나, 꾸준히 구애한 인천이 선임에 성공했다. 윤 감독은 승격 DNA를 갖춘 감독이었다. 울산, 세레소 오사카 등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을 맡은 경험도 있지만, 사간 도스 시절 팀의 첫 승격을 이끌었다. 2011년 사간 도스에서 J2(2부리그) 준우승을 차지해 감독 부임 첫 해 만에 구단 역사상 첫 승격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이라는 위기에 인천에는 딱 필요했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K리그2는 윤 감독에게도 쉽지 않은 과제였다. 매년 다이렉트 승격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여러 팀이 분투하는 K리그2는 승격을 향한 전쟁이 끝없이 이어진다. 우승을 확정하기 전까지는 언제나 안심할 수 없었다. 더욱이 인천은 2024시즌 강등이라는 첫 대형 위기를 맞이하며 팀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 중심을 잡고 방향성을 제시해줄 감독의 역할이 누구보다 중요했다. 윤 감독은 선임 기자회견 당시 "인천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며 "어려운 상황일수록 도전과 가능성이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도전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열정과 경험을 바탕으로 인천을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축구는 역시 감독 놀음! '천재 감독' 윤정환, 몸소 보여준 K리그1 감…

축구는 역시 감독 놀음! '천재 감독' 윤정환, 몸소 보여준 K리그1 감…
시작부터 남달랐다. 윤 감독은 "K리그2 팀은 처음 맡는다. 체계적으로 선수들과 소통하고, 계획을 갖고 협력하도록 선수들에게 강조할 예정이다. K리그2의 흐름에 대한 전술적인 계획도 준비 중이다"고 밝혔었다. 그의 전술은 개막전부터 빠르게 팀에 녹아들며, 인천은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수비 위주의 전술이 돋보였던 팀인 인천은 윤 감독 체제에서 높은 수비 라인, 강하고 체계적인 압박, 위협적인 공격 시퀀스 등이 돋보였다. 1로빈 성적은 무려 11승1무1패, 압도적인 질주였다.

특유의 유망주 기용 능력도 빛났다. 이미 지난해 강원해서도 K리그1 최고의 '히트 상품' 양민혁을 발굴한 바 있는 윤 감독이다. 인천에서는 공격의 박승호, 수비에서 박경섭 김건희가 발군의 성장을 보여주며, 윤 감독의 안목을 다시금 증명했다. 선임 기자회견부터 윤 감독이 주목했던 박승호는 34경기에 출전해 9골 1도움을 기록하며 무고사 제르소에 이은 팀 내 3옵션으로 활약했다. 공격 전술의 핵심으로 꼽았을 정도로 영향력이 뛰어났다. 개막전부터 센터백 듀오로 나선 2002년생의 김건희 2004년생의 박경섭 또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완숙한 활약으로 인천의 단단한 수비에 일조했다.

시즌 막판 흔들리는 순간에도 윤 감독은 팀을 꾸준히 다잡았다. 윤 감독은 시즌 막판 아쉬운 경기력에 팬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나부터도 정신 차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며 솔선수범으로서 팀의 경기력을 다잡았다. 윤 감독 지도하에 완벽하게 집힌 내부 분위기를 통해 인천은 흔들리더라도 곧바로 중심을 잡고, 나아가며 승격이라는 목표까지 도달했다. 차기 시즌 K리그1에서도 윤 감독과 함께라면 인천의 행보가 더 기대될 수밖에 없다.

인천을 맡으며 "지도자 경험 내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던 윤 감독은 "자신감이 있다. 잘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했던 자신감의 이유를 '승격'이라는 최고의 성적으로 증명했다. J리그에 이어 K리그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명장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감독임을 보여줬다. 천재 선수에서 '천재 감독'으로 거듭난 윤정환의 인천은 확실히 달랐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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