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현장리뷰]"'맨유 출신'린가드 미쳐 날뛰었다" 강원전 후반 멀티골로 '0-2→4-2' 기적의 역전승 지휘…죽다 살아난 문선민의 '1도움'

최종수정 2025-10-26 16:09

[K리그1 현장리뷰]"'맨유 출신'린가드 미쳐 날뛰었다" 강원전 후반 멀…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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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6일, 시즌 내내 북적대던 서울월드컵경기장 주차장이 이날따라 유독 한산했다. 현장을 찾은 취재진의 숫자도 평소보다 적었다. 서울과 이날 원정팀 강원은 '하나은행 K리그1 2025' 정규리그 33라운드 최종전을 통해 파이널A 그룹 진출을 확정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E) 진출권인 2~4위와의 승점차가 6점 이상 벌어진 터라, 이날 승리를 하더라도 4위 이상으로 순위를 끌어올릴 수 없었다. 같은시각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2 조기 우승이 결정나는 인천-경남전, 울산-대구의 치열한 잔류 싸움에 비해 관심도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관심 경기'가 반드시 '노잼'일 필요는 없는 법. 이번 라운드를 통틀어 가장 짜릿한 승부가 연출됐다.

치열한 5위 쟁탈전의 승자는 서울이었다. 원정팀 강원이 전반 11분과 후반 5분 김건희 모재현의 연속골로 2-0 리드했다. 최악의 졸전으로 일관하던 서울이 후반전에 반전 드라마를 썼다. 후반전은 '린가드 원맨쇼'였다. 후반 교체투입한 린가드는 27분과 32분 5분 간격으로 연속해서 추격골과 동점골을 낚았다. 기세를 탄 서울의 류재문이 34분 그림같은 중거리 슛으로 역전 결승골을 뽑았다. 후반 추가시간 9분 천성훈이 쐐기골을 박으며 경기는 그대로 서울의 4대2 역전승으로 끝났다. 홈팬 앞에서 4경기만의 승리이자 시즌 첫 역전승에 성공한 서울은 12승12무10패 승점 48로 5위를 지켰다. 5연속 무승을 기록한 6위 강원(승점 44)과의 승점차를 4로 벌렸다. 한 경기를 덜 치른 4위 포항(승점 51)과는 3점차.

두 팀 사이엔 긴장 기류가 끊임없이 흘렀다. 정경호 강원 감독은 "우린 도전자다. 파이널라운드에선 (5팀 중)서울만 잡고 5위로 올라가고 싶다"라고 선전포고했다. 김 감독은 '강원을 잡겠다'라고 따로 말하지 않았지만, 수비 가담이 적은 주장 린가드를 선발에서 제외하며 전반부터 힘싸움을 펼쳐 홈에서 강원을 꺾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서울은 조영욱 둑스를 투톱으로 세우고 정승원 이승모 최준 안데르손으로 미드필드진을 꾸렸다. 박수일 박성훈 야잔, 김진수가 포백으로 늘어섰다. 강현무가 7월 김천전 이후 71일만에 선발 복귀했다. 정 감독은 린가드를 벤치로 내린 서울의 결정을 보며 "서울이 우리 잡으려고 작정한 것 같다"라고 했다.


[K리그1 현장리뷰]"'맨유 출신'린가드 미쳐 날뛰었다" 강원전 후반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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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은 베스트 멤버를 총투입했다. 김건희 이상헌이 투톱을 맡고, 모재현 서민우 이유현 김대원이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강준혁 강투지, 신민하 홍철이 포백을 꾸렸다. 박청효가 골문을 지켰다. 경기 양상은 최근 흐름대로 흘렀다. 강원은 주중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비셀 고베를 4대3으로 꺾고, 서울은 상하이 선화 원정에서 0대2로 패했다. 초반부터 강원 페이스였다. 서울은 마치 오늘 처음 손발을 맞추는 팀처럼 초보적인 패스 미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특히 최종 수비에서 미드필드로 나가는 패스가 뚝뚝 끊겼다.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는 강원의 압박 전술도 돋보였다.

강원이 전반 11분 선제골을 뽑았다. 강준혁이 서울 좌측 수비 뒷공간을 향해 달려가는 김대원에게 패스를 찔렀다. 공을 잡은 김대원이 문전을 향해 낮은 크로스를 찔렀고, 김건희가 노마크 상황에서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고베전에서 극장 결승골을 터뜨린 김건희는 10월에만 3골을 넣는 절정의 득점력을 선보였다. 반면 서울은 3경기 연속 전반 선제실점을 내주는 '악몽'이 반복됐다. 올 시즌 선제실점한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역전승을 한 적이 없는 서울로선 이보다 나쁜 출발은 없었다. 서울은 직전 라운드 포항전에서도 전반 28분 이호재에게 선제실점한 뒤 그대로 1대2로 패한 바 있다.

서울의 반격은 매섭지 않았다.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승모가 니어포스트에서 헤더를 시도했지만,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32분 서울이 도리어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다. 강원의 프리킥 상황에서 김진수가 김건희를 밀었다. 고형진 주심은 페널티킥 반칙 여부를 살피기 위해 비디오판독시스템(VAR) 온필드 리뷰를 실시했다. 서울 입장에선 다행히도 '가벼운 접촉'으로 판단해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다. 39분 김진수의 중거리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전반은 강원이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K리그1 현장리뷰]"'맨유 출신'린가드 미쳐 날뛰었다" 강원전 후반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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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하프타임에 부진했던 미드필더 이승모를 빼고 황도윤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강원은 김건희를 구본철과 바꿨다. 후반 7분, 골망을 가른 팀은 이번에도 강원이었다. 강원의 코너킥 상황에서 최준이 골문 앞에서 돌아뛰는 모재현을 완벽히 놓쳤다. 그 후 뒤에서 모재현을 잡아채 넘어뜨렸고, 주심은 고민없이 페널티 포인트를 찍었다. 판정에 항의를 하던 김 감독은 경고를 받았다. 키커로 나선 모재현이 침착하게 추가골을 넣었다.

최악의 졸전을 이어가던 서울은 19분 승부수를 띄웠다. 둑스, 정승원 박수일을 빼고 린가드, 문선민 류재문을 투입했다. 최준이 풀백 위치로 돌아갔다. 강원도 이유현 홍철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김대우 이기혁을 투입하며 에너지를 채워넣었다. 20분 서울 뒷공간을 파고든 구본철이 때린 슛이 야잔과 강현뭉 잇달아 맞고 흘러나왔다. 구본철이 재치있게 로빙슛을 시도했지만, 골대 위로 떴다. 22분 공격에 가담한 야잔의 왼발 감아차기 중거리 슛은 골대를 벗어나며 무위에 그쳤다.


서울이 27분 만회골을 넣으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황도윤이 우측 공간으로 찔러준 패스를 문선민이 잡아 문전을 향해 오른발 크로스를 띄웠다. 이를 린가드가 헤더로 밀어넣었다. 31분, 강원은 이상헌을 빼고 윤일록을 투입했다. 린가드 만회골 효과는 컸다. 기세가 서울쪽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전반에 주전급 라인업을 총투입한 강원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이 32분 동점골을 넣었다. 린가드가 상대 진영 좌측 대각선 지점에서 문전을 향해 대각 크로스를 찔렀다. 린가드의 발을 떠난 공이 양팀 선수 누구도 맞지 않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서울은 2분 뒤 경기를 뒤집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강원 수비가 걷어낸 공을 류재문이 그대로 오른발 슛으로 연결, 공을 골문 우측 하단에 정확히 꽂았다.


[K리그1 현장리뷰]"'맨유 출신'린가드 미쳐 날뛰었다" 강원전 후반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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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화면
강원은 37분 이기혁을 다시 벤치로 불러들이고 김도현을 투입했다. 서울은 41분 조영욱을 빼고 천성훈을 투입했다. 41분 린가드의 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44분 서울은 달아날 기회를 날렸다. 린가드의 패스를 받은 문선민이 빠르게 페널티지역으로 달려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지만, 슛에 힘이 실리지 않으며 막혔다. 45분 김도현의 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추가시간 8분 문선민이 골과 다름없는 상황을 또 놓쳤다. 김진수가 페널티 지역 좌측에서 골키퍼를 피해 골문 앞에 있는 문선민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하지만 문선민의 '소녀슛'은 상대 수비수의 클리어링에 막혔다. 하지만 문선민은 1분 뒤 다시 찾아온 공격 상황에서 이번엔 무리하지 않고 우측에 있는 천성훈에게 패스를 내주며 완벽한 찬스를 만들었고, 천성훈이 침착하게 쐐기골을 넣었다. 서울이 4대2 승리했다.
상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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