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상승세의 언성 히어로 '넘버2' 이준서 "재석이형 한마디가 날깨웠어, 이제 창근이형이랑 이제 선의의 경쟁해야"[인터뷰]

기사입력 2025-10-29 13:24


대전 상승세의 언성 히어로 '넘버2' 이준서 "재석이형 한마디가 날깨웠어…
대전=박찬준 기자

대전 상승세의 언성 히어로 '넘버2' 이준서 "재석이형 한마디가 날깨웠어…

[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창근이형이랑 선의의 경쟁 해봐야죠."

'넘버2' 이준서(대전하나시티즌)의 미소였다. 대전의 뒷심이 무섭다. 대전은 최근 3연승 포함, 5경기 무패(4승1무)다. 2위 김천 상무(56골)에 다득점에서 밀린 3위(50골·이상 승점 58)다. 목표였던 창단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에 가까워졌다. 최근 5경기에서 11골을 터뜨린 마사, 주민규, 주앙빅토르, 에르난데스 등 공격진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맹활약을 펼친 선수가 있다. 골키퍼 이준서다.

이준서는 26일 홈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선방쇼를 펼치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이준서는 직전 제주SK전에서 허리를 다쳤지만, 주사를 맞아가며 멋진 활약을 펼쳤다. 대전이 홈에서 포항을 잡은 것은 2007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날은 벤치에 '부동의 넘버1' 이창근이 돌아왔다. 이준서는 "경기를 준비하는 것은 항상 똑같다. 누가 벤치에 앉아 있든 상관없이 경기를 뛰었다"고 했다.

사실 이준서는 대전 상승세의 숨은 주역이다. 대전은 위기를 겪었다. '주장' 이창근이 8월 수원FC와의 25라운드(3대2 대전 승)에서 상대 슈팅을 막다가 손등뼈가 골절됐다.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엄청난 세이브 능력을 자랑하는 이창근은 대전 수비의 50%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대전에 중요한 선수다. 그런 이창근의 이탈로 황선홍 감독의 고민이 커졌다.


대전 상승세의 언성 히어로 '넘버2' 이준서 "재석이형 한마디가 날깨웠어…
황 감독은 광주FC와의 26라운드(0대2 대전 패)부터 이준서에게 대전의 골문을 맡겼다. 2021년부터 대전에서 뛴 이준서에게 찾아온 기회였다. 당연히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그를 짓눌렀다. 초반은 실수 투성이였다. 대전은 이어진 FC안양전까지 2대3으로 패하며 연패에 빠졌다. 그런 이준서를 깨운 것은 '베테랑' 오재석의 한마디였다. 이준서는 "골도 많이 먹고,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러다 재석이형이 라커룸에서 목소리를 높이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준서가 K리그1에서 승리가 없다. 동기부여 삼아서 다 같이 해주자'라고 하셨다. 나도, 팀원들도 이때부터 정신차리고 집중한 것 같다"고 했다.

최근에야 조금씩 빛을 보고 있지만, 이준서는 그야말로 눈물 젖은 빵을 씹었다. 이준서 역시 오산고, 동국대 시절 알아주는 골키퍼였지만, 프로에 와서는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는 "넘버2로 산다는게 사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저 매주 열심히 준비하는데, 창근이형이 워낙 잘하니까. 이기면 기분이 좋지만, 아무래도 준비해도 '나는 안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힘들다"고 했다. 이어 "경험 많은 형들한테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물었는데, 운동 밖에 답이 없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밥먹는거부터 자는거까지 열심히 컨디션 조절하면서 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창근의 복귀로 이제 주전 경쟁에 나서야 하는 이준서다. 자신은 있다. 그는 "내가 대전과 재계약을 한 이유도 창근이형과 계속 경쟁하고, 그 경쟁 속에서 이겨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었다. 창근이형이 돌아온만큼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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