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오스형' 오스마르(37·서울 이랜드)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2007년 스페인 라싱 산탄데르B팀을 통해 데뷔한 오스마르는 벌써 18년째 프로 생활 중이다.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었다. 2014년 FC서울을 통해 한국과 인연을 맺은 오스마르는 일본 세레소 오사카로 임대를 떠난 2018년을 제외하고, 11년째 한국에서 지내고 있다. 2024년 서울을 떠나 이랜드에 새 둥지를 튼 오스마르는 암흑기를 이어가던 이랜드의 물줄기를 바꿨다. 특유의 성실함을 앞세워 젊은 선수들을 깨웠다. 2024시즌 K리그2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서재민은 "오스형 처럼 프로페셔널한 선수는 처음 본다. 그 자체로 좋은 본보기다"고 할 정도였다. 오스마르는 커리어 하이인 7골을 넣으며 팀의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이끌어냈다.
커리어 첫 PO에서도 오스마르는 빛났다. 전북 현대와의 승강 PO 1차전에서 골을 넣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아쉽게 승격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오스마르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정신적 지주이자 그라운드의 버팀목이 됐다.
2025시즌 4위로 준PO에 진출한 이랜드의 승격 '믿을맨'은 또 다시 오스마르다. 김도균 감독은 시즌 막판 오스마르의 경험을 적극 살리고 있다. 오스마르는 미드필드와 수비를 오가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여름만 해도 부진했던 오스마르지만 날씨가 선선해지며 본 기량을 되찾았다. 김오규-오스마르-김하준이 구성한 스리백은 이랜드 최고 강점 중 하나다. 김 감독은 오스마르의 풍부한 경험이 상위권팀, 특히 K리그1팀과 격돌할 경우, 큰 힘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오스마르의 PO 해법은 '천천히, 자신있게, 이성적으로, 그리고 간절하게'다.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묵묵히 경기를 준비한 그답게 가장 기본이 되는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전했다. 오스마르는 "당장 오늘해야 할 것, 내일 우리가 직면한 것들, 먼저 해결해야 한다. 우리가 정규리그에서 좋은 경기들을 했지만, 이것이 바로 승격으로 이어지는게 아니다. 눈 앞에 놓인 과제들, 앞으로 해야할 경기들을 차례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가 좋은 선수고, 강한 팀인만큼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PO 같은 큰 무대에서는 두 부류로 나뉜다. '실수하면 어떡하지', 상대가 강하니까 소극적으로 해야겠다'는 부류가 있고, '이럴때 자신감 있게 뭐라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다. 우리가 작년에 전북이라는 강한 상대를 맞이했지만, 우리가 잘하는 플레이를 보여주자고 마음 먹으며 좋은 경기를 했다. 올해도 그런 식으로 해야한다"며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좋지만, 좋은 판단을 내려야 할때 머리를 차갑게 해야한다. 그래서 실수는 줄이고 우리가 해야할 플레이를 해야한다"고 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은 간절함이었다.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오스마르는 "간절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수비로 돌아가기 위해 목숨걸고 뛰는 모습, 그런 간절함이 PO에서 나와야 우리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