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와 감독, 구단 수뇌부 모두 고개 숙였다...대구, 응원과 비판 공존했던 '강등의 순간'→공식 사과문도 발표

최종수정 2025-12-01 05:00

선수와 감독, 구단 수뇌부 모두 고개 숙였다...대구, 응원과 비판 공존…
30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K리그1 대구FC와 FC안양의 경기. 양 팀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구FC는 강등이 확정됐다. 경기 종료 후 팬들 앞에서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있는 대구FC 김병수 감독.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1.30/

선수와 감독, 구단 수뇌부 모두 고개 숙였다...대구, 응원과 비판 공존…
30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K리그1 대구FC와 FC안양의 경기. 양 팀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구FC는 강등이 확정됐다. 경기 종료 후 아쉬워하고 있는 대구FC 지오바니.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1.30/

[대구=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응원의 물결과 비판의 파도가 함께 '대팍'을 채웠다.

'시민구단의 모범'이었던 대구FC가 10년 만에 K리그2(2부)로 강등됐다. 대구는 30일 대구iM뱅크PARK에서 열린 FC안양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전서 2대2로 비겼다. 마지막 기적을 노렸던 대구는 무승부와 함께 강등을 확정했다. 대구와 막판까지 경쟁했던 11위 제주 SK(승점 39)는 울산 원정에서 승리했다. 대구는 이번 시즌을 7승13무18패(승점 34)로 최종 12위다. 이날 대구 팬들은 '1%의 가능성, 99%의 믿음', '대구라는 자부심'이라는 걸개 뒤에서 경기 내내 응원의 목소리를 토해내며 하늘색 물결을 이뤘다. 하지만 응원이 결과까지 이어지지 못하며 아쉬움과 눈물로 막을 내렸다. 팬들은 야유 대신 박수와 응원으로 고개 숙인 선수단을 마주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응원가에는 주저앉기보다 다시 나아갈 대구를 원하는 팬들의 바람이 담겨 있었다.

2002년 창단한 대구는 K리그 역대 최초의 시민 구단이다. 2014년 조광래 대표의 취임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보였다. 2016년 K리그2에서 K리그1 무대로 승격했다. 2018년엔 창단 이후 최초로 FA컵(현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에는 축구전용구장인 대구iM뱅크PARK를 완공해 대구의 축구 열풍을 일으켰다. 모든 시민 구단이 꿈꾸는 모범 사례였다.


선수와 감독, 구단 수뇌부 모두 고개 숙였다...대구, 응원과 비판 공존…
30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K리그1 대구FC와 FC안양의 경기. 양 팀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구FC는 강등이 확정됐다. 경기 종료 후 팬들 앞에서 눈물 흘리는 대구FC 김병수 감독.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1.30/

선수와 감독, 구단 수뇌부 모두 고개 숙였다...대구, 응원과 비판 공존…
30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K리그1 대구FC와 FC안양의 경기. 양 팀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구FC는 강등이 확정됐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는 세징야.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1.30/
영광은 영원할 수 없었다. 2022년부터 조금씩 흔들리는 조짐을 보였다. 2022년 K리그1 8위를 기록했던 대구는 2023년 6위를 기록했으나, 2024년 11위로 추락했다. 부진을 거듭하며 승강 플레이오프라는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특급 외국인 세징야(대구)의 활약으로 위기를 몇 차례 모면했다. 추락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올해 가장 크게 흔들렸다. 5월부터 16경기 무승(6무10패)이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27라운드 당시 11위 안양과의 격차가 14점이었다. 그 사이 박창현 감독과 결별했고, 서동원 감독 대행체제로 7경기를 치른 뒤 김병수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 받았다. 부진은 이어졌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대했다. 달라진 태도와 함께 기적과도 같은 질주가 시작됐다. 28라운드부터 10경기 동안 4승5무1패, 승점 17점을 챙겼다. 순식간에 좁혀진 격차, 최종전을 앞두고 11위 제주와의 격차는 3점이었다.

FC안양과의 최종전은 마지막 기회였다. 제주가 울산에 패하고, 대구가 승리하면 다득점에서 앞서는 대구가 1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제주가 승점을 챙기면 대구는 승패와 상관 없이 12위, 다이렉트 강등을 확정했다. 부상으로 그간 결장했던 세징야까지 교체 명단에 포함시켰다. 부담과 함께 몸에 힘이 들어간 대구는 이른 시간에 수비가 흔들렸다. 전반 2분 수비 실수 이후 마테우스(안양)에게 실점을 허용했고, 3분 뒤에 코너킥 상황에서 이창용(안양)에게 추가골까지 헌납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세징야를 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대구는 후반 13분 지오바니의 추격골 이후 후반 추가시간 5분 세징야가 한 골을 추가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를 뒤집고자 했으나, 후반 추가시간 9분 김강산의 득점은 핸드볼 파울로 확인돼 인정되지 못했다. 최종 스코어는 2대2. 대구는 제주의 결과와 상관없이 K리그1 최하위를 확정했다.

경기 후 팬들 앞에 선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한동안 고개 숙인 선수들을 향한 응원의 노래 소리만이 경기장을 채웠다. 김병수 대구 감독도 울음을 터트리며, 팬들의 응원에 감사를 전했다. 주장 세징야는 팬들 앞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다. "오늘 경기를 와주신 모든 팬들에게 감사하다. 끝까지 응원해주시고 노력하는 모습을 봐주셔서 감사하다. 지금의 대구가 있기까지 팬들과 가족들이 있었다.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테니 응원해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선수와 감독, 구단 수뇌부 모두 고개 숙였다...대구, 응원과 비판 공존…
30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K리그1 대구FC와 FC안양의 경기.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는 대구FC 축구팬들.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1.30/

선수와 감독, 구단 수뇌부 모두 고개 숙였다...대구, 응원과 비판 공존…
30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린 K리그1 대구FC와 FC안양의 경기. 양 팀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구FC는 강등이 확정됐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는 대구FC 선수들.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1.30/
다만 팬들의 목소리는 응원에서 그치지 않았다. 일부 성난 팬들이 한동안 관중석을 지키고 자리하며, 구단의 사과와 앞으로의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이에 조광래 대표를 포함한 수뇌부가 직접 팬들 앞으로 나와 고개를 숙였다. 마이크를 잡고 "올 시즌 결과로 보답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선수들 분명히 회복할 것이다.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을 것이다. 죄송하다"고 했다. 반응은 냉담했다. 일부 팬들은 거세게 비판을 쏟아내며 "나가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대구 구단은 구단 공식 SNS를 통해 공식 사과문도 발표했다. 대구는 '대구FC를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 그리고 대구 시민 여러분. 먼저 2025시즌 K리그1 최하위라는 참담한 성적표와 함께 K리그2 강등이라는 상처를 안겨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홈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시고 원정석에서도 목이 터져라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의 함성에도 구단은 그 기대와 사랑에 보답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 팬 여러분께서 느끼실 실망감과 분노, 그리고 자존심의 상처를 구단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질책해 주시는 모든 말씀을 깊이 새기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지난 과오를 되돌아 보고 반성하겠다. 대구FC는 다시 일어서겠다. 단순히 K리그1 복귀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구단 운영 시스템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다시는 팬 여러분께 이러한 아픔을 드리지 않도록 더욱 단단하고 강한 팀으로 거듭나겠다. 다시 한번 팬 여러분께 실망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반성을 다짐했다.


대구=이현석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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