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MVP에 뽑힌 울산 이동경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전북 거스 포옛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강원 이승원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울산 HD가 낳고 김천 상무가 품은 '미친 왼발' 이동경이 '별중의 별'로 우뚝섰다.
이동경은 1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영예의 MVP(최우수선수상)를 수상했다. 그는 4년 만의 K리그1 정상에 우뚝 선 전북 현대의 '캡틴' 박진섭을 따돌렸다.
각 팀 감독(30%)과 선수(30%), 미디어(40%) 투표 수를 환산한 점수에서 53.69점을 얻어 박진섭(전북·35.71점), 싸박(수원FC·10.60점)에 앞섰다. 이동경은 주장(8표), 미디어(71표)에서 1위, 감독(5표) 투표에선 박진섭과 동표를 받았다.
이동경은 울산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성골'이다. 현대중과 현대고에서 프로의 꿈을 키웠고, 최고의 기대주였다. 2022시즌 독일 무대를 경험한 그는 2023년 7월 울산으로 돌아왔다.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4월 28일 입대 하루 전날까지 울산에서 '열일'했다. 8경기(5승2무1패)에서 7골-5도움을 기록, 골과 도움 순위에서 1위로 이별했다. 그 출발이 발판이 돼 울산은 K리그1 3연패를 달성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티켓도 이동경의 선물이었다.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파이널B/ 울산HDFC vs 수원FC/ 수원 한찬희, 울산 이동경/ 경합/ 사진 박정훈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HDFC vs 수원FC/ 울산 이동경/ 구급차/ 부상/ 사진 김정수
2025년 이동경은 '탈 K리거급'으로 성장했다.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그는 김천에서 K리그1 34경기에 출전, 13득점-11도움을 기록,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생산했다. 그는 10월 29일 제대해 울산의 푸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지난달 9일 수원FC전(1대0 승)에서 '갈비뼈 골절'로 2경기를 남겨두고 조기에 시즌을 접었지만 찬란했던 그의 이름 석자는 지워지지 않았다. 울산에서 1도움을 더 보탠 이동경은 13득점-12도움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또 슈팅 115회(1위), 키패스 71회(1위) 등 주요 공격지표에서도 선두를 차지하며 시즌내내 가장 꾸준하고 영향력 있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비우승팀' MVP는 2019년 김보경(당시 울산) 이후 6년 만이다. 울산은 9위를 차지하며 간신히 잔류에 성공했지만 이동경 덕분에 이청용 김영권 조현우에 이어 K리그 최초 4시즌 연속 MVP를 배출하는 구단으로 역사에 새겨졌다.
MVP를 수상한 이동경은 "원래 말을 잘 못하는데 긴장돼서 더 못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큰 상을 받게 돼서 감사하다. 진섭이형, 싸박과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큰 상을 받게돼 기쁘다. 정말 감사드릴 분들이 많이 떠오른다. 김천 감독,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 울산의 모든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 드린다"며 "올 시즌 많은 응원을 보내준 김천, 그리고 마음 고생 많이 하셨을 울산 팬들이 제 수상으로 상처가 치유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MVP에 뽑힌 울산 이동경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MVP에 뽑힌 울산 이동경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이동경은 또 "축구를 시작하면서 열심히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과 부족한 저에게 딸을 맡겨주신 장인어른, 장모님께 감사하다. 무뚝뚝해서 표현 못하는데 이렇게 못난 남편 만나서 마음고생하고 눈물 흘리고, 울산이고 유럽이고 같이 가며 고생한 아내에게 자기 일보다 더 나를 위해서 헌신해줬기에 가능했다. 아내에게 이 상을 바치고 싶다. 마지막으로 축구를 시작하면서 열심히 높은 곳을 바라보면서 왔는데 감사한 상을 가지고 잠깐 숨고르고 다시 한번 더 높은 곳을 향해 겸손하고 성실하게 올라가겠다. 올 한해 K리그 사랑해주신 모든 팬들, 모든 구성원들 감사하다.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란다"고 미소지었다.
감독상은 전북의 신화 거스 포옛 감독에게 돌아갔다. 포옛 감독은 투표 환산 점수 75.63점으로, 황선홍 대전 감독(15.19점), 유병훈 안양 감독(9.18점)을 제쳤다. 포옛 감독은 동료 감독(9표)은 물론 주장(8표)과 미디어 투표(111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는 뛰어난 리더십과 지도력을 바탕으로 리그 38경기에서 22승10무5패를 기록, 5경기를 남겨두고 일찌감치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또 역대 11번째 감독 취임한 첫 해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전북 거스 포옛 감독이 안양 유병훈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감독상을 수상한 포옛 감독은 "모든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K리그 첫 번째 시즌에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빠른 진행을 위해 미리 준비한 소감을 통역이 대신 전했다.
포옛 감독은 "가족들 사랑한다. 나를 믿고 선임해 준 모기업 현대자동차에 감사드린다"며 "전북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감사하다. 팬들은 놀라운 응원을 보내주셨고, 나를 따라온 선수들의 헌신 잊지 않겠다"고 했다.
영플레이어상은 강원의 22세 라이징스타 이승원이 거머쥐었다. 그는 2023시즌 강원에서 데뷔, 첫 해 14경기에 나서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시즌에는 3월 김천 상무에 입대해 8경기에서 1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32경기에서 1골 6도움을 올리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전역 후 강원에 합류한 이후에는 3경기에 출격했다. 강원은 지난 시즌 양민혁(포츠머스)에 이어 2년 연속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승원은 투표 환산 점수 66.87점을 받아 황도윤(서울·19.66점) 채현우(안양·13.47점)글 따돌렸다. 그는 감독 10표, 주장, 6표, 미디어 90표의 지지를 받았다.
이승원은 "올해 두 팀에 있으면서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다. 강원FC 김진태 구단주, 김병지 대표님, 김태주 단장님과 정경호 감독님, 구단 스태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올해 목표를 세우면서 연말 시상식에 가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자리에 있어서 너무 기쁘다. 부모님께도 너무 감사하다. 내년에는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베스트11에 선정된 선수들이 포즈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범근, 이명재, 홍정호, 야잔, 권오갑 총재, 송민규, 박진섭, 김진규, 강상윤, 싸박, 이동경.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베스트11'은 '전북 천하'였다. 전북은 무려 6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특히 미드필드의 4자리는 독식했다. 조현우(울산)에 밀리던 송범근은 생애 첫 베스트11 수상에 성공했다. 송범근은 올 시즌 전 경기에 나서 단 32실점만 허용하며 견고한 방어를 보여줬고, 전북의 K리그1 최소 실점(32실점)에 기여했다.
최고의 수비수는 이명재 김문환(이상 대전), 야잔(서울), 홍정호(전북)였다. 이명재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영국 버밍엄시티에서 대전으로 이적했다. 이명재는 대전 유니폼을 입은 뒤 15경기에 출전해 2골 3도움을 올리며 반 시즌만에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문환도 올 시즌 24경기에 출전해 2도움을 기록하며 오른쪽 풀백의 정석을 보여줬다.
야잔은 34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수비 라인을 든든하게 지켰다. 전북에서만 8번째 시즌을 소화한 중앙 수비수 홍정호는 올해 30경기에 출전해 전북의 우승과 리그 최소 실점(32실점)에 기여했다.
하나은행 K리그 2025대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1 베스트11에 선정된 선수들이 포즈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범근, 이명재, 홍정호, 야잔, 권오갑 총재, 송민규, 박진섭, 김진규, 강상윤, 싸박, 이동경.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1/
미드필드는 송민규 김진규 박진섭 강상윤(이상 전북)의 몫이었다. 송민규는 올 시즌 35경기에 나서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김진규는 올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5골 6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1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A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박진섭은 올 시즌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우승의 핵심 주역으로 활약했다. 박진섭은 35경기에 나서 3골 2도움을 기록하며, 수비형 미드필더임에도 공수 양면에서 활약했다. 2004년생 미드필더 강상윤은 플레이메이커로 올 시즌 눈부신 성장을 보여줬다.
최고의 공격수는 'MVP' 이동경과 싸박(수원FC)이었다. 이동경은 설명이 필요없고, 싸박은 올 시즌 K리그에 데뷔하자마자 33경기에 출전해 17골 2도움을 기록했다. 그 결과 데뷔 시즌 K리그1 베스트11 공격수 부문과 최다 득점상을 동시에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K리그2에선 강등 첫 해 우승과 함께 승격에 성공한 인천 유나이티드가 '빅3'를 싹쓸이했다. 제르소가 '최고의 별'인 MVP로 선정됐다. 감독상은 윤정환 감독, 영플레이어상은 박승호가 거머쥐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