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레전드' 손흥민(33·LA FC)의 토트넘 복귀일이 마침내 정해졌다.
토트넘은 3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SNS를 통해 '쏘니가 집으로 돌아온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 후 처음으로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을 찾을 예정'이라며 '이달 10일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홈 경기를 통해 홈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넬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설명이 필요없는 토트넘의 전설이다.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454경기 173골-101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역대 최다 출전 5위, 최다골 4위, 최다도움 1위에 올라있다. 2019년 4월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의 첫 공식 골을 넣었고, 2020년에는 번리전 골로 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다. 2021~2022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품었다.
무엇보다 지긋지긋했던 무관을 끊었다. 지난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토트넘에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유럽대항전 정상 등극은 1983~1984시즌 당시 UEFA컵 우승 이후 41년 만이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가레스 베일(선수 은퇴), 루카 모드리치(AC밀란)도 못한 일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린 13명의 주장 중 한명으로 등극했다.
사진=토트넘 SNS 캡처
손흥민은 10년간 동행을 뒤로 하고 올해 여름 토트넘과 작별했다. 손흥민은 8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손흥민은 이 경기 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로 이적했다. 현지 팬들과 작별인사를 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대한 애정을 이후에도 여러 차례 드러냈다. SNS를 통해 토트넘 선수들과 교류도 이어갔다. 팬들 역시 토트넘이 부진할 때마다 손흥민의 이름을 꺼내고 있다.
그는 수 차례 인터뷰에서 "토트넘 마지막 경기가 한국에서 열렸다. 런던으로 돌아가 토트넘 팬분들을 만나고 싶다. 나도, 팬들도 직접 만나 작별 인사를 할 자격이 있다. 정말 감동적인 하루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 꿈이 현실이 된다. 22일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2025년 MLS컵 서부 컨퍼런스리그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시즌을 마무리한 손흥민은 휴식기 일정으로 '토트넘 복귀'를 택했다.
당초만 하더라도 손흥민은 21일 펼쳐지는 리버풀과의 리그 경기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됐다. 이같은 이야기가 전해지자 토트넘 팬들이 들썩였다. 영국 '투더레인앤백'은 '토트넘 팬들 사이에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리버풀전 티켓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리버풀전은 늘 팬들의 주목을 받는 경기지만, 쏘니 프리미엄까지 붙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프라하와의 UCL 경기로 정해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뉴캐슬의 경기, 손흥민이 헹가레를 받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3/
손흥민은 10년간 자신을 아껴준 팬들 뿐만 아니라 구단 직원들과도 만날 계획이다. 손흥민은 홋스퍼 웨이에서 일하는 셰프, 잔디관리사, 물리치료사 등에게도 감사를 표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구단을 통해 "이적을 발표할때 한국에 있어 런던에 계신 팬분들께 직접 작별을 고하지 못한게 늘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10일 다시 런던을 찾게 돼 정말 행복하다. 그동안 10년 념게 저와 제 가족을 응원해 주신 토트넘 팬분들께 직접 감사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다"라며 "아마 감정이 복받치는 순간이 되겠지만, 나와 클럽 모두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손흥민의 방문에 맞춰 토트넘은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당초 언급된 영구 결번이나 동상 건립이 아닌 벽화다. 토트넘은 '팬 자문위원회와 협력해 토트넘 하이로드 일대에 손흥민을 기리는 신규 벽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벽화는 12월 9일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디자인은 손흥민이 직접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은 과거 레들리 킹과 해리 케인 벽화를 담당한 아티스트 그룹 머월스가 맡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등장 시간 등 세부 정보는 경기일 이전 티켓 소지자들에게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손흥민의 귀환은 팬들과 구단 모두에게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