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토트넘 레전드 손흥민(LA FC)은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년 커리어 동안 정규리그 우승을 단 한번도 차지하지 못했다. 아시아 최초 EPL 득점왕 등극과 유로파리그 우승은 그런 손흥민의 허전한 빈손을 달래주었다. 리그 챔피언은 장기 레이스에서 일정한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해야 달성할 수 있는 만큼 그 가치가 남다르다.
한국 국가대표 센터백 김민재(30·바이에른 뮌헨)가 유럽 빅리그에서 세 번째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2023년 처음 우승했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리그 우승을 추가했다. 한국인으로 유럽 '빅5' 리그에서 김민재보다 더 많은 우승 커리어를 쌓은 선수는 단 한 명, 박지성뿐이다.
'EPL 개척자'로 불리는 맨유 출신 박지성이 국내 축구팬들에게 지금까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그는 맨유 유니폼을 입고 총 4회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당시 EPL 최강팀이었던 맨유에서 박지성은 '언성 히어로'로 7시즌을 버텼다. 당대 월드클래스 선수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경쟁했고, 또 팀의 리그 정상 등극에 힘을 보탰다.
김민재가 선발 출전한 바이에른 뮌헨은 20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의 2025~2026시즌 분데스리가 30라운드에서 4대2로 승리하며, 남은 4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승점 79점이 된 뮌헨은 2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승점 64)와의 승점 차를 15점까지 벌렸다.
뮌헨 사령탑 빈센트 콤파니 감독은 선수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지난 주중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을 뛰었던 주전 공격수 해리 케인, 마이클 올리세 등이 벤치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뮌헨은 전반전 게레이루, 니콜라 잭슨, 알폰소 데이비스의 연속골로 일찌감치 승리를 굳혔다. 후반전 조커로 나선 케인이 한 골을 보탰다. 김민재는 일본 출신 수비수 이토 히로키와 센터백 조합을 이뤄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뮌헨이 2실점 했지만, 김민재의 수비 실수를 탓할 장면은 아니었다. 평점 7.9점(사커웨이 기준)을 받았을 정도로 준수했다. 김민재를 포함 뮌헨 선수단은 우승 확정 후 그라운드에서 홈팬들과 조촐하게 축하 세리머니를 펼쳤다. 공식 시상식은 뒤로 미뤘다. 콤파니 감독은 "우승은 늘 놀라운 일이다. 목표에 도달했을 때 그 순간을 즐겨야 한다. 내일이 되면 우리는 다시 나아갈 것이다. 나는 아직 멈추고 싶지 않다. 중요한 경기들이 줄줄이 남아 있다. 우리는 흥분되기도 하지만 매우 힘들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리그 우승으로 끝난 게 아니다. 김민재와 뮌헨 선수들에게 앞으로 두 차례 더 우승할 대회가 남았다. 포칼(FA컵)과 UCL 정상에 거의 근접했다. 둘다 준결승까지 도달했다. 당장 23일 레버쿠젠과 포칼 준결승전을 갖는다. 그 후 25일 마인츠와의 리그 경기에 이어 29일 이강인의 파리생제르맹과 UCL 4강 1차전을 치른다.
뮌헨의 목표는 '트레블(3관왕)' 달성이다. 뮌헨은 앞서 두 차례 한 시즌 3개 대회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다. 첫 트레블은 2013년이었고, 두 번째는 2020년이었다. 6년 전 뮌헨은 UCL 최초 전승(11경기) 우승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