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고등 윙어' 양민혁을 향해 영국 현지 언론 조차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영국 매체 '더 뉴스'는 21일(한국시각) 코번트리를 담당하는 지역지 '코번트리 텔레그래프'는 의 양민혁의 현 상황을 조명했다. 양민혁은 올 겨울 코번트리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츠머스로 임대를 떠난 양민혁은 3골-2도움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준수한 활약을 펼친 양민혁을 향해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 토트넘 복귀설 등이 쏟아졌다.
결론은 챔피언십 1위, 코번트리였다. 코번트리는 공격진 보강을 위해 양민혁을 점찍고, 임대에 성공했다. 사실 코번트리는 지난해 여름부터 양민혁을 원했다. 하지만 '워크퍼밋(취업허가증)'이 발목을 잡았다.
코번트리는 양민혁에 대한 관심을 접지 않았다. 오히려 더 꾸준히 양민혁을 관찰했다. 최근 3경기 무승으로 주춤하던 코번트리는 승격을 위한 승부수로 양민혁을 '픽'했다. 램파드 감독이 직접 나섰다. 화상 미팅을 통해 양민혁을 설득했다. 램파드 감독은 "수비적인 축구를 했던 포츠머스와 달리, 우리 팀에서는 너의 공격적인 재능을 모두 펼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와 세부 전술 등을 모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램파드 감독의 정성에 양민혁도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코번트리행은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입단 하자마자 FA컵에 출격했지만, 이후 램파드 감독의 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무려 13경기 연속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코번트리의 25년만의 1부리그 승격, 59년만의 챔피언십 우승을 쓸쓸히 지켜봐야 했다.
앤디 터너는 "양민혁은 현재 코번트리 스쿼드 상황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며 "당시 팀은 측면에서 창의성과 뎁스 보강이 필요했지만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불운했던 점은 부상자들이 동시에 복귀한 시점과 그의 합류 시기가 겹쳤다는 것"이라며 "프랭크 램파드 감독 입장에서도 정상 컨디션의 선수들을 제외해야 할 정도로 선택지가 넘쳐났다"고 짚었다.
실제 부상이었던 '에이스' 브랜든 토마스-아산테가 빠르게 돌아왔고, 양민혁과 비슷한 시기에 영입된 로맹 에세와 야노아 마르켈로까지 가세하며 양민혁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사카모토 다츠히로, '등번호 10번' 에프론 메이슨-클락도 건재했다.
터너 기자는 "양민혁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 수 있는 재능을 갖춘 선수지만 피지컬적으로는 다소 약점이 있고 경합 상황에서 밀리는 모습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출전 시간이 적어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오른발로 안쪽으로 파고든 뒤 슈팅을 시도하는 장면은 몇 차례 인상적이었다"며 "조금 더 존재감을 보여줬다면 기회를 늘릴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민혁의 전 소속팀 포츠머스의 존 무시뉴 감독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무시뉴 감독은 "토트넘이 양민혁을 리그 최고의 팀에 보내고 싶어 했고, 나는 그 결정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며 "코번트리에는 정말 뛰어난 윙어들이 있다. 그리고 양민혁을 영입했다. 리그 선두 팀에 합류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민혁은 포츠머스에서 정말 잘했다. 그는 훌륭한 선수다. 좋은 커리어를 쌓을 것 같았다"며 "그는 3골을 넣었고, 도움 2개를 기록했고, 찰턴과의 기억에 남는 경기에서 득점도 했다"라고 밝혔다. 무시뉴 감독은 "어린 선수치고 임대 기간 여러 경험을 쌓고 챔피언십의 기복을 겪으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강등권에 있는 팀에서 뛰는 만큼 더욱 그랬다. 양민혁의 활약에 정말 만족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마지막으로 "양민혁이 떠난 건 코번트리로 갈 기회가 생겼고, 임대 후반기에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토트넘이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주고 싶어 했던 것도 이해할 수 있다"며 "양민혁이 코번트리에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토트넘은 그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채 그런 결정을 내렸을 거다. 그런 일은 가끔 일어나기도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로 인핸 손흥민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 받고 있다. 손흥민은 양민혁이 토트넘 이적을 확정 지은 후 "정말 힘들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프리미어리그는 결코 쉬운 무대가 아니다"라며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언어와 문화, 신체 조건, 인성, 그리고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부분까지 모든 것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겁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조언이다. 한국에서 잘했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어린 선수들조차 매일 기회를 쟁취하기 위해 경쟁한다"고 덧붙였다.
양민혁은 일단 경쟁에서 밀린 모습이다. 토트넘의 안일한 선택 등이 겹치며, 중요한 시기에 성장의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양민혁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진 않는다. 계속 훈련하고 있고, 많이 배우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 선택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는 것이고 열심히 해서 보여주는 수밖엔 없다"며 "나이가 어린 만큼 '시간은 내 편'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 에이전트 선생님 등 좋은 어른들이 잘 잡아주신다. 가족들에게도 꼭 보답하고 싶다. (손)흥민이 형처럼 해외에서 10년, 20년 내다보고 축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