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멕시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태극전사들이 대망의 일전을 앞두고 잠시 쉼표를 찍는다.
홍명보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선수단에 전체 휴식을 부여했다.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2대1 역전승한 대표팀은 13일 가벼운 회복 훈련을 진행했고, 이날은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는다.
홍명보호가 전체 휴식을 취한 건 사전 캠프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를 떠나 베이스캠프인 과달라하라에 입성한 6일이 마지막이었다. 7일 오픈 트레이닝을 시작으로 체코전 집중훈련에 돌입했다. 그 결과 2010년 이후 16년만에 월드컵 첫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두며 32강 진출에 5부 능선을 넘었다.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훈련없이 쉬게 되었지만, 스케줄상 체코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더라도 쉬어갈 타이밍이었다. 19일 오전 10시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리는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까진 5일 남았다.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멕시코전 대비 집중훈련을 하기엔 시간이 충분하다. 경기 간격이 일주일이어서 가능한 일이다. 운 좋게 1, 2차전 경기 장소가 같아 이동할 필요도 없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은 오늘 휴식을 취한다. 멀리서 온 가족과 만나는 등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고 오후 9시 복귀할 예정"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부터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해 '선수단 가족 초청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종명단 26명 1인당 호텔 2인실 객실 2개를 제공하고, 매 경기 2장씩 경기장 일등석 티켓을 준다.
관련 프로그램을 협회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 베테랑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은 사전캠프에서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은 대회 전부터 가족들과 떨어져 긴 시간을 보내야한다. 모두가 대표 선수이기 전에 한 가족의 일원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더 편안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면 좋겠다는 마음에 요구를 했는데 협회에서 많은 부분을 들어줘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현재 많은 선수단 가족이 과달라하라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전 결승골 주인공 오현규(베식타시)의 부모도 과달라하라로 넘어왔다. 부모가 운영하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추어탕집 앞엔 "8일부터 30일까지 대표팀 월드컵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잠시 휴무하게 되었다. 우리 아들이 국가대표로 출전하게 되어, 가족으로서 현장에서 함께 응원하고 힘을 보태고자 한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헛걸음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7월 1일부터 정상영업 예정입니다"라고도 적혔다.
어린시절부터 이유식 대신 추어탕을 먹었으며 족히 1만그릇 이상은 해치웠을 거라고 너스레를 떤 오현규는 지난달 대표팀 합류 전에도 동료 이한범(미트윌란)과 함께 추어탕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이날 부모와 만나 에너지를 충전할 것으로 보인다. 오현규는 체코전에서 1-1 팽팽하던 후반 24분 주장 손흥민(LA FC)과 교체돼 월드컵 무대에 데뷔한 오현규는 11분만인 후반 35분 황인범(페예노르트)의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논스톱 왼발슛으로 밀어넣으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경기 당일 오전 38도 고열 증세를 보여 경기 출전이 어려운 상태였다는 비화가 전해져 더 큰 감동을 남겼다.
대표팀 소집 기간 중 첫째딸을 득녀한 골키퍼 김승규(FC도쿄)는 아쉽게도 '공주님'과의 첫 만남을 월드컵 이후로 미룬다. 대신 영상통화를 통해 갓 태어난 딸과 출산으로 고생한 모델 출신 아내 김진경씨를 눈에 담고 마음 편히 소통하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달콤한 충전을 마친 대표팀은 15일 멕시코전 대비 훈련을 재개한다.
과달라하라(멕시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