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충격이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이 시작하자마자 인종차별 사건이 터졌다.
논란은 지난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발생했다. 한국이 기분 좋게 2대1로 승리한 그 장소에서 인종차별이 발생했다.
당시 경기장을 찾은 한 한국인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한 멕시코 남성이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다가 갑자기 양쪽 눈을 찢는 동작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슬랜트아이(slant-eye)'로 불리며, 동양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비하 제스처로 알려져 있다.
파문은 커졌다. 현지에서도 난리가 났다. 신상까지 공개됐다. 네티즌 수사대가 나선 결과, 해당 남성은 할리스코주 측량·지리공학자 협회 회장인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로 밝혀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이 단체를 이끄는 인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멕시코 매체 '메디오티엠포'도 '할리스코주 측량·지리공학자 협회장인 미라몬테스가 인종차별적 제스처로 한국 축구팬을 조롱했다'며 '일부 팬들은 SNS를 통해 미라몬테스의 행동을 비난했다'고 전했다.
멕시코인들은 곧바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한 멕시코 팬은 '북중미월드컵에서 멕시코 사람들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이는 '그가 멕시코인이라는 게 역겹다', '그를 직위에서 해임하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네티즌들은 영상 속 남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SNS 계정들을 찾아냈다.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결국 해당 계정들은 비공개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다음 상대는 멕시코다. 한국은 19일 멕시코와 2차전을 치른다. 조 1위를 둔 중요한 승부다. 한국은 체코를 2대1로, 멕시코는 남아공을 2대0으로 잡았다. 여기서 승리하는 팀이 조 1위가 될 공산이 크다. 멕시코의 열광적인 응원 속 한국 팬들이 인종차별의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서 교수는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많은 누리꾼의 제보로 알게 됐다'며 분노했다. 서 교수는 '지구촌이 하나 되는 월드컵 현장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건 있을 수 없다'며 '미라몬테스는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하며, 국제축구연맹(FIFA)도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