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26년 북중미월드컵에 참가하는 이란과 '개최국' 미국 간 갈등의 골이 메워지지 않고 있다.
비자 발급이 거부된 이란 대표팀 관계자 중 4명만이 본선에 갈 수 있게 됐다. 14일(한국시각) 영국 BBC는 '미국 입국 비자 승인이 거절된 이란 선수단 관계자 15명 중 10명이 전지 훈련지인 멕시코 도착 후 다시 신규 비자 신청서를 작성했고, 이 중 이란축구협회 국제부서 인력 2명과 전력분석원 1명 등 4명만 입국을 승인받았다'고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월드컵 보이콧 카드도 만지작거렸던 이란은 월드컵에 나서기로 했지만, 상황은 계속 꼬이는 모습이다. 이란 대표팀은 6일 미국 입국과 대회 참가에 필요한 비자를 발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사전 캠프를 진행한 이란대표팀은 튀르키예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았다. 그러나 반쪽짜리였다.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장을 비롯해 15명의 대표팀 관계자의 비자 발급이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이란대사관은 이날 '방대한 규모의 관리 및 행정 스태프와 기술 고문단의 비자를 거부, 스포츠에 정치적으로 편향된 개입을 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란대표팀을 향한 의도적이고 차별적인 대우를 최고 수위로 끌어올렸다'고 불만을 토해냈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비자가 발급되지 않은 이란대표팀 스태프들은 멕시코 티후아나로 이동한 뒤 현지에서 미국 비자를 재신청했다. 하지만 타즈 회장을 포함해 신규 비자 신청서를 제출한 6명은 모두 거부당했고, 미디어 담당관 1명은 아예 재신청하지 않았다.
앞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은 이란대표팀에 스포츠와 무관한 이란혁명수비대(IRGC) 관련 인물들이 합류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지난 4월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란의 월드컵 참가는 적절하지 않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타지 회장은 이 단체와 연관돼 있다는 이유로 지난 4월 FIFA 총회가 열린 캐나다 입국도 거부됐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마저 거부되며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이란은 북중미월드컵에서 조별리그 G조에 속했다.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만난다. 3경기 모두 미국(잉글우드·시애틀)에서 치른다. 당초 이란 대표팀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베이스캠프를 차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훈련 장소를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가까운 멕시코 티후아나로 변경했다. 선수단은 멕시코 입국 전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단은 비자를 받았지만, 이 역시 조건부였다. 멕시코 주재 이란 대사인 아볼파즐 파산디데는 7일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단이 경기를 치르는 당일에만 미국에 입국했다가, 경기가 끝나면 즉시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타즈 회장도 "전 세계 어디에 국가대표팀이 경기 전날에만 개최국에 입국하도록 허용하는 나라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번 입국 제한 조처를 "악의와 편파주의, 미숙함, 그리고 불평등의 한 형태"라고 맹비난했다. 튀르키예 주재 이란 대사관 역시 '이란 대표팀에 대한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대우'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이란 뿐만 아니라 소밀리아 축구 심판인 오마르 아르탄의 입국도 불허했다. '테러 조직 구성원으로 의심되는 인물과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FIFA는 이같은 움직임에 손을 놓은 모습이다.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은 자신의 SNS에 '월드컵은 출전국의 안전과 본선 출전팀과 관계자, 심판의 제한 없는 입국이라는 두 가지 기본 원칙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