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강우진 기자]일본 축구 팬들의 축구 관람 문화가 또 한 번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강호 네덜란드와 비긴 일본 축구대표팀의 기량만큼 팬들도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매체 디애슬레틱은 15일(한국시각) '일본 축구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기 전 깨끗하게 정리하는 모습으로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며 '네덜란드와의 월드컵 경기에서 극적인 2-2 무승부를 거둔 뒤에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가마다 다이치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일본에 조별리그 첫 경기 승점 1점을 안긴 지 몇 분 뒤, 일본 팬들은 댈러스의 AT&T 스타디움에서 자신들이 머물던 공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직접 가져온 커다란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주워 담고 버렸다.
매체는 현장에서 쓰레기를 정리하는 한 일본 축구 팬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일본 축구 팬 기타 가요는 "우리는 예의를 지키고, 상대 팀을 향해 야유하거나 공격적인 응원을 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친선경기에 갔었는데 우리는 멕시코 팬들과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물론 경기장 안에서는 서로 경쟁하며 동시에 상대와도 친해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팬들이 단지 경기장을 청소하러 오는 사람들로만 생각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오는 거다"며 "청소하는 팬으로만 유명해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본 팬들은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깔끔한 관중 문화로 화제가 됐다. 당시 일본이 대회에서 탈락한 뒤에도 팬들은 경기장을 정리했다. 일본은 16강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두 골을 먼저 넣고도 경기 막판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 이후 일본 선수들 역시 라커룸을 깨끗하게 정리했고, 러시아어로 '감사합니다'고 적은 손 글씨 메모를 남겼다. 4년 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같은 모습이 이어졌다. 일본은 독일과 스페인을 꺾으며 E조 1위를 차지했다. 경기장과 라커룸은 마찬가지로 깨끗하게 청소됐다.
2022년에도 일본 대표팀을 이끌었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일본 사람들에게는 그냥 평범한 행동이다"며 "어떤 장소를 떠날 때는 들어왔을 때보다 더 깨끗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