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시대 정신'이란 것이 있다. 외국인과 국내 감독,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다. 기자가 첫 월드컵 현장을 뛴 2002년 한-일월드컵은 네덜란드 출신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오대영'이란 오명 속에서도 '정답'이었다.
2006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거쳐 2010년 남아공월드컵은 박지성의 전성기인 동시에 이청용과 기성용을 향한 세대 교체기였다. 그 매개 역할을 허정무 감독이 했다. 그 속에서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수확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은 '혼돈'의 연속이었다. 아시아 최종예선을 지휘한 감독이 하차하는 우를 범했다. 브라질은 최강희, 러시아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시행착오 끝, '후광'은 포르투갈 출신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누렸다. 역대 최장기간(52개월) 대한민국의 지휘봉을 잡았다.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벤투 감독은 조별리그 통과만으로 모든 것을 다 했다는 분위기였다. 브라질과의 16강전 1대4 대패가 그의 마지막 성적표였다. 축구 팬들은 환호했을지 모르지만, 현장에 있었던 기자는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 사이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을 앞세운 일본은 거침없이 질주했다. 한국 축구도 변신이 필요했다. 국내 감독으로 철학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되면서 또 외국인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탁구 게이트'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이 모든 것을 설명할 뿐이다.
한국 축구는 국내에서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네이밍 라이츠'의 기본도 모르는 국회에 휘둘렸다. 홍명보 감독의 선임을 놓고는 '팩트'는 철저하게 무시됐다. 축구인의 어이없는 '헛발질'에 이어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이 사익을 추구하는 세력에게 휘말렸다. 그 '축구 농단'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국 축구가 잘못되기만을 바라는 세력이 활개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다만 차후에라도 어떤 '농단'이 있었는지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는 있다.
그렇게 2026년 북중미월드컵이 시작됐다. 34세의 '캡틴' 손흥민(LA FC)은 2010년의 박지성이다. 그는 누구보다 한국 축구에 진심이다. "내가 한 게 없다", 체코전 투혼이 눈물겨울 뿐이다. '서른 살'인 1996년생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황인범(페예노르트)은 한국 축구의 중심이다. 그 바로 밑에 2001년생 이강인(파리생제르맹)과 오현규(베식타시)가 버티고 있다. 정점에 홍 감독이 있다. 홍 감독은 2024년 7월, 10년 만에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했다. 비난을 위한 비난, 밖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마음고생도 심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굴복하지 않았다. 선수들과 '원팀'이 됐다. 손흥민 시대의 마지막 '황금세대'다.
체코와의 2대1 역전승은 어제 내린 눈이다. 개최국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19일)이 기다리고 있다. 그 다음은 남아공과의 최종전(25일)이다. 태극전사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축구는 상대성이다. 어떤 상대도 쉽게 볼 수 없다. 절대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최선을 다해,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된다. 다만 한 치의 후회없는 월드컵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6월 11일 발표 기준)인 한국 축구에 '8강 프레임'을 씌운 '어른'들에게 현혹될 필요가 없다. 물론 조별리그 통과로 만족해선 안된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토너먼트 승리를 일궈야 새 역사를 쓸 수 있다. 그 출발점은 체코전이 아닌 멕시코전이다. 글로벌축구콘텐츠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