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레이(멕시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일본이 아시아의 월드컵 역사를 새로 쓴 날, 어김없이 욱일기가 등장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21일(이하 한국시각) 멕시코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4대0으로 대승했다. 일본은 이날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에서 한 경기 4골을 넣는 역사를 작성하며 환호했다.
경기 시작부터 펄펄 날았다. 킥오프 4분 만에 가마다 다이치가 선제골을 넣었다. 가마다는 일본의 월드컵 역사상 최단 시간 득점 기록을 쓰며 환호했다. 우에다 아야세는 두 골을 책임졌다. 여기에 이토 준야의 쐐기골까지 더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일본은 1승1무(승점 4·득실차 +4·6골)를 기록하며 2위에 랭크됐다. 1위 네덜란드(승점 4·득실차 +4·득점 7)에 다득점에서 밀렸다. 일본은 25일 열리는 스웨덴과의 3차전 결과에 따라 최종 순위가 확정된다. 스웨덴(승점 3·1승1패)은 3위에 위치했다. 4위 튀니지(승점 0·2패)는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토너먼트 탈락이 확정됐다. 일본이 F조 1위로 32강에 진출하면 C조 2위, F조 2위로 오르면 C조 1위와 붙는다. F조 3위로 올라갈 경우 I조 1위 혹은 A조 1위와 격돌한다.
일본이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한 날, 공교롭게도 관중석에선 욱일기가 휘날렸다. 일본 팬이 전범기, 이른바 욱일기를 들고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욱일기는 일본의 과거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것이다.
지난 2017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에 당선된 뒤 "모든 나라가 국기를 쓸 수 있지만 전범기(욱일기)는 다르다.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이 2차 대전의 아픔을 겪었다. AFC와 FIFA도 이 생각과 이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FIFA는 국제 축구 경기에서 전범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A매치, 그것도 FIFA 월드컵에서 전범기를 버젓이 들고 응원하는 팬이 등장했다.
일본은 북중미월드컵 기간 일본 도심에서 전범기를 들고 응원해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앞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경기장 안에서는 FIFA가 전범기 응원을 금지하다 보니 거리에서 이런 일을 벌인 것이다. 전범기를 응원 도구로 사용한다는 건 잘못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몬테레이(멕시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