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다 이긴 경기였는데…선수 본인은 얼마나 분하겠나. 앞으로 고민 더 해야지."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전날의 악몽을 담담하게 되새겼다.
21일 수원 KT위즈파크. 이범호 KIA 감독은 "이젠 지나간 일"이라며 허허롭게 웃었다. 이어 "(성)영탁이 나갔는데 진 거면, 우리 입장에선 할거 다하고 진 경기"라고 덧붙였다.
전날 KIA는 9회초까지 9-4로 앞서던 경기를 마지막 한 이닝에 역전패하는 보기드문 경험을 했다. 9회말 마무리 성영탁이 나섰지만, KT 샘 힐리어드의 홈런을 시작으로 우르르 집중타를 얻어맞으며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4안타 2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패전의 멍에는 다음 투수 김범수가 뒤집어썼지만, 경기 후 성영탁은 눈에 부은 자국이 뚜렷했다. 2004년생, 올해 겨우 22살의 젊은 마무리투수가 처음 겪은 좌절이다.
감독인들 속이 편할리 없지만, 이범호 감독은 "KT가 응집력이 대단하다. 중요할 때 확 내는 힘이 있다. 오늘 경기 잘 풀어나가면 된다"며 미소로 답했다. 1위 LG 트윈스-2위 KT를 한꺼번에 만나는 이번주, LG 상대로 위닝시리즈에 성공했고, KT 상대로도 1승1패를 기록한 팀의 여유다.
"지금까지 한번도 그렇게 무너진 적이 없었으니까,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도 아까 보니 나와서 잘 웃고 다니더라. 앞으로 해야할 일, 시간이 훨씬 많은 선수다. 그런 기억, 마음을 갖고 있으면 오늘 내일 계속 안 좋은 영향을 준다. 괜찮으니까 딱 잊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길 바란다."
전날 황동하가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지만, 최지민 전상현 곽도규 조상우 정해영이 이어지던지며 8회까지 KT 타선을 잘 막았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성영탁의 난조가 문제였을 뿐이다. 이범호 감독은 "연장 갈까봐 한재승을 뒤에 남겨뒀고, 나머지는 1이닝씩 끊어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범수는 원래 쉬는 날이었다. 결국 어제 같은 경기는 성영탁이 해결하는게 맞는데, 볼 개수가 너무 많다보니 바꿔줬다. 자칫 부상이라도 당하면 안되니까"라며 한숨을 쉬었다.
"1년에 이런 경기가 없을 수는 없고, 전반기에 한번, 시즌 시작할 때 한번, 마지막 한번 딱 3번만 있으면 좋겠다. 영탁이는 괜찮다, 지나간 경기니까 신경쓰지 마라고 했다. 우리가 이럴 ?? 연패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 반드시 패배를 끊고 싶다. 우리 선수들의 자신감을 믿는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