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레이(멕시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괴물 수비수' 김민재(30·바이에른 뮌헨)가 수비 핵심을 넘어 한국 축구의 리더로 거듭나고 있다. 자신은 낮추고, 후배들은 높이며 '리더의 품격'을 선보이고 있다.
김민재는 그 누구보다 월드컵에 진심이다. 그는 자신의 첫 번째 월드컵 기회였던 2018년 러시아 대회를 부상으로 놓쳤다. 4년 뒤 카타르에서 마침내 월드컵과 만났다. 종아리 부상으로 완벽한 몸상태가 아니었지만 온 힘을 다해 뛰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앞장섰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의 김민재는 훨씬 더 단단하고 깊어졌다. 그는 2000년생 이기혁(강원), 2002년생 이한범(미트윌란) 등 후배들을 이끌고 견고한 수비벽을 쌓고 있다. 둘에게 김민재는 '벽민재'로 통한다. 그 믿음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김민재는 자신을 향한 극찬에 두 손을 '휘휘' 내저었다.
그는 남아공과의 결전을 하루 앞둔 24일(한국시각) 멕시코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 "'리더'라고 하기에는 그렇게 많은 피드백을 해주지는 않는다"며 쑥스럽게 웃은 후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자신감이 차 있는 것 같다. 왜 나를 높여주는지 모르겠는데,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잘하고 있다. 나는 팀을 끌기보다 뒤에서 민다고 생각한다. 하나 돼 경기장에서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얘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 수비 선수들로만 보면 월드컵 오기 전엔 자신감이 좀 부족하고, 많이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월드컵에 들어오자마자 너무나 좋은 모습으로 경기하고 있다. 충분히 능력이 좋다"며 "내가 맡은 역할이 스위퍼다. 다른 선수들이 조금 더 앞으로 나가서 공격적인 수비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선수들이 도움을 받았다고 얘기를 계속하는데, 나는 나대로 내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앞의 두 선수들도 본인들의 역할을 잘하는 것 같다.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고, 그래서 좋은 경기 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박지성 JTBC 해설위원은 남아공전 '키 플레이어'로 김민재를 꼽았다. 그는 "우리가 무실점으로 경기를 해야 자력으로 32강에 진출할 수 있다. 선제 실점을 하지 않아야 경기를 원활하게 풀어갈 수 있다. 수비 라인에 안정감을 가져오는지가 중요하다. 김민재는 1, 2차전에서 상당히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커버도 상당히 많이 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홍명보호는 비기기만 해도 A조 2위로 32강에 진출한다. 수비진에서 골만 허용하지 않으면 그 문을 통과할 수 있다. '벽민재'의 발끝에서 시작하는 '짠물수비'에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렸다.
몬테레이(멕시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