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26년 북중미월드컵에는 묘한 공식이 있다. 우승후보들의 승패가 '에이스'의 득점 여부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시작은 '제2의 메시' 라민 야말(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야말은 16일(이하 한국시각) 카보베르데와의 H조 1차전에 후반 교체 투입됐지만, 빈손으로 경기를 마쳤다. 야말의 침묵 속 '우승후보' 스페인은 카보베르데에 발목이 잡혔다. 0대0으로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대회 첫 이변이었다.
다음은 '세계 최고의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였다. 호날두는 18일 콩고민주공화국과의 K조 1차전에 나섰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포르투갈은 1대1로 비기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호날두는 비판의 중심에 섰다.
이번엔 '득점기계' 해리 케인(잉글랜드)이었다. 케인은 24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L조 2차전에서 침묵했다. 케인은 이날 유효 슈팅을 1개밖에 날리지 못하는 등 시종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막판에는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기회까지 놓쳤다. 잉글랜드는 결국 0대0으로 비겼다.
공교롭게도 세 선수가 터진 경기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 야말은 22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전반 10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스페인은 4대0 대승을 거뒀다. 호날두는 24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차전에서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화력을 되찾은 포르투갈은 기분 좋은 5대0 승리를 챙겼다. 잉글랜드는 케인이 멀티골을 넣은 18일 크로아티아와의 1차전에서 4대2로 웃었다.
에이스의 중요성이야 설명이 필요없지만, 이번 대회는 더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북중미월드컵은 사상 첫 48개국 체제로 진행되며, 팀간 편차가 제법 생겼다. 당연히 강팀을 상대하는 약팀들은 수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수비 전술이 극대화되며, 물꼬를 트기 전까지 강팀들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 천하의 스페인, 포르투갈, 잉글랜드도 고전했다.
이때 돌파구를 열어주는 게 바로 에이스다. 이들이 넣어줄 때 넣어준다면 그만큼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를 필두로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엘링 홀란(노르웨이), 데니스 운다브(독일), 다니엘 무뇨스(콜롬비아) 등 에이스가 2경기 연속골을 넣은 팀들이 2연승으로 32강행을 확정지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