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여자축구의 숙원' W코리아컵이 23일 마침내 역사적인 첫 걸음을 뗐다.
W코리아컵은 여자축구 저변 확대 및 발전을 열망하는 현장 의견을 반영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공약 사업으로 올해 신설됐다. KFA와 경기도축구협회가 공동 주최·주관하고, 경기도가 재정 후원하는 첫 W코리아컵은 WK리그 8개 팀, 대학 7개 팀 등 총 15개 팀의 총 4라운드 단판승부. 대학, 실업, 아마추어 팀이 구분 없이 참가해 대한민국 여자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오픈 대회로 올해는 대학, 실업팀의 시범대회로 운영된다. 우승 상금은 3000만원. WK리그 우승상금 2000만원보다 1000만원 많다. 준우승 상금은 1000만원이다. 이날 경기도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수원FC 위민이 아야카, 지소연의 연속골에 힘입어 경주한수원에 2대0으로 승리, 8강에 올랐다.
현장의 여자축구인들은 승패를 떠나 한마음으로 W코리아컵 창설을 반겼다. 박남열 경주한수원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좋은 대회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실업, 대학팀 모두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대회"라고 기대했다. '여자축구 원조 명가' 이천 대교 사령탑 출신으로 초창기 WK리그의 성장을 견인한 박 감독은 '성남 일화 레전드' '천안FC 감독' 출신으로 남녀 축구 현장을 꿰뚫고 있다. 이제는 사라진 이천 대교의 홈 구장에서 10년 만에 W코리아컵 경기에 나선 박 감독의 소회는 남달랐다. 박 감독은 "남자축구가 FA컵을 통해 저변이 확대되고 발전했듯 W코리아컵도 아마추어 팀을 포함 더 많은 팀들이 출전,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 협회가 심혈을 기울인 만큼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발전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경기장에서 이겼어야 하는데… 첫 대회 1라운드 탈락이 너무 아쉽지만 내년엔 더 잘 준비해 다시 도전하겠다"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최근 리그 4연승의 미친 기세를 이날도 이어간 'WK리그 선두' 수원FC 위민 박길영 감독은 "첫 개설된 코리아컵 첫 승이 뜻깊고 기쁘다. 선수들도 새로운 대회에 대한 기대가 무척 크다. 선수들과 결승, 우승까지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지소연은 "W코리아컵이 생겨 선수로서 너무 기쁘다. 영국에서 FA컵을 많이 나갔다. 한국에서도 제일 큰 대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추후 추첨으로 대진이 결정될 8강에서 대학팀을 만날 수도, 리그 팀을 만날 수도 있다. 대학팀에게는 '자이언트 킬링'의 기회다. 지소연은 "사실 우리 입장에선 대학팀과 붙는 게 더 부담스럽다. FA컵도 5부 팀이 프리미어리그 팀을 이기는 경우가 있지 않나. 대학팀은 이겨보겠다고 사력을 다할 것이다.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보는 사람 입장에선 당연히 재밌을 텐데 우리 팀의 일이 돼선 절대 안된다"며 웃었다. 박 감독은 "고려대 같은 대학팀은 전국 최고의 유망주들이 모인 곳이다. 언니들을 이기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런 부분이 무섭다. 경기를 잘 뛰면 WK리그 감독들의 눈도장을 받을 기회도 되기 때문에 강력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WK리그 팀이 더 부담 없긴 하지만, 우리는 어느 팀을 만나든 승리하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의 우선 목표는 WK리그 우승이다. 코리아컵도 4경기만 하면 결승이다.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초대 챔피언의 역사를 쓸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보겠다"며 눈을 빛냈다.
이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