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여러 새로운 규정이 도입된 2026 북중미월드컵, '상대 선수에게 말을 걸 때 입을 가리고 이야기 하면 퇴장 당할 수 있다'도 그 중 하나다.
지난 2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벌어진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벤피카의 잔루카 프레스티아니가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입을 가리고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후 이번 북중미월드컵에서 유사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실제 사례도 나왔다. 튀르키예전에 나섰던 파라과이의 미겔 알미론이 VAR(비디오판독)을 통해 상대 선수에게 입을 가리고 이야기 했다가 주심으로부터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 당한 바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알미론의 퇴장 이후 인터뷰에서 "숨길게 없다면 누구와 대화할 때 입을 가리지 않는다. 이건 존중과 우리가 보여야 할 모범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24일(한국시각) 잉글랜드-가나전에서 주드 벨링엄의 행동의 논란이 됐다. 벨링엄은 이날 경기 중 조던 아이우를 향해 입을 가린 채 대화를 했다. 이 장면이 포착됐지만 주심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영국 BBC는 '입을 가리는 행위 자체가 금지된 건 아니다. 다른 선수와 대치 상황일 때 입을 가리는 게 금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미론이 퇴장 당한 건 '맥락의 차이'라고 지적했다. 파라과이와 튀르키예 선수들이 파울 장면에서 대립했고, 그 과정에서 알미론은 메르트 물두르와 이야기하던 도중 입을 가렸다는 것. BBC는 '이들은 직접 몸싸움에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분위기가 과열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벨링엄과 아이우는 특별한 대립 없이 그저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라는 것이다.
FIFA 심판위원장인 피에를루이지 콜리나는 대회 전 "선수들은 친분이 있는 상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때는 셔츠로 입을 가리는 행동을 해도 괜찮다. 대화가 우호적인 내용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며 "다만 대립적인 상황에서 입을 가리는 건 매우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의미하며, 그에 대한 제재는 퇴장"이라고 밝한 바 있다.
BBC는 '이 새 규정 적용은 선택 사항으로, 대회 주최 측이 시행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일관성 유지의 어려움, 남용 우려 탓에 리그에는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